【워싱턴(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 2019.04.12.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 해외출장을 통해 관광지를 다닌다는(▶️왜곡) 주장도 있다. 해외순방지의 동선은 상대국과 협의하는 외교일정이다. 이런 상상력은 낡은 방식의 인신공격에 머문다. 앞으로 나가지도, 현재를 개선하지도 못한다. 그런 가운데 퍼스트레이디의 역할과 모습은 진화하고 있다.
정상간, 정상 부부간 내밀한 대화는 대개 비공개다. 그래도 9일 청와대 안팎에선 한국 국민이 얼마나 절박하게 평화를 갈구하는지 김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강조했을 걸로 본다. 미국, 한국 등에서 수차례 벌인 한미 정상회담에 김 여사가 그저 의전을 위해 참석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대통령의 배우자가 정부 국정과제 실현에 '촉진자'로 등장한 건 이례적이다. 비결은 특별함이 아니다. 오히려 평범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받아들여진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서울 용산구 한 극장에서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고 있다. 2019.06.23.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이 시각 인기 뉴스
"우리 새 집(청와대 관저), 크고 좋다. 하지만 전에 살던 것처럼 살겠다. 5년 후 우리가 전에 살던 작은 집으로 돌아갈 걸 안다."
로이터는 한국어로 아주머니(ajumeoni), 즉 보통 중년 여성의 이미지를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보통 사람'이었기에 더욱 인기를 얻었다. 김 여사가 이런 면에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김 여사를 특별하게 만든 건 "전에 살던 작은 집"을 잊지 않는 평범성이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친근한 사람으로 남겠다는 약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호소는 외교적으로 포장된 언변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 어머니, 이웃의 언어였으리라. 활발하면서도 진심 어린 마음을 표현하는 것 말이다.
퍼스트레이디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숙제다. 김 여사도 2년간 국민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주로 보였다. 기존의 영부인 역할에 부합하는 것이다. 한편 특별한 평범함으로 영부인 활동의 경계를 허물었다.
'친절한 정숙씨'는 그렇게 대한민국 퍼스트레이디의 모습과 역할을 바꿔왔다. 우리는 지금껏 만나지 못한, 뉴 퍼스트레이디를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친교 만찬에 앞서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딸 이방카, 김정숙 여사. 2019.06.29.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