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과격시위에 시진핑은 웃었다 "수주내 역풍 맞을 수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7.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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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홍콩 입법회 강제 점거 사태에 비난 여론…"수주내 중국 안전 우려로 통제 강화" 가능성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홍콩 시위대가 입법회를 점거하는 반나절간의 극렬 시위가 2일 새벽 종료됐지만, 이를 두고 홍콩 내에서 비난 여론이 불면서 캐리 람 행정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승자가 됐다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저지라는 성공을 이끌어냈던 시위대가 1일 과격시위로 지지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수백명의 시위대는 입법회 청사를 점거했고, 스프레이로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적고, 영국령 홍콩기를 걸어놓기도 했다. 이후 경찰이 접근하자 큰 무력충돌없이 밖으로 나갔지만, 강제 진입과 점거라는 극단적 행동으로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홍콩 미국 상공회의소는 2일 성명을 내고 "송환법 반대에는 찬성하지만 폭력 시위는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도 트위터에서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 "홍콩 시민들은 평화로운 시위를 지켜달라"고 했다. 유럽연합(EU)측도 성명을 내고 "일부 소수의 행위가 다수를 대표할 순 없다"면서 평화로운 시위를 할 것을 촉구했다. 홍콩시민들도 트위터 등 SNS에서 폭력시위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단 한번의 과격시위가 위태로운 정치생명의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봤다. 람 장관은 2일 새벽 4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들을 색출해 처벌하겠다고 했다.



시 주석도 시위대를 통제할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관영매체 신화통신 등은 시위대를 향해 "극단주의자"들이라고 비난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홍콩 입법회 의원을 인용해 "수주내에 베이징으로부터 안전 문제를 이유로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람 행정장관이 반격의 계기를 위해 시위대의 입법회 난입을 방조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경찰이 시위대 수백명을 충분히 저지할 수 있었음에도 입법회에서 퇴각해 이들의 진입과 점거를 사실상 방조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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