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성과 조급증 버려야 청년들 도전할 것"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9.07.05 05:05
글자크기

[2030 청년창업&취업 설문조사]⑤창업 정책·전문가 3인에게 듣는 청년창업 활성화 방안

편집자주 창업을 하겠다는 청년들이 해마다 줄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공동으로 2030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년 전 'CEO가 꿈'이라고 했던 청년들은 '회사원만 됐으면 좋겠다'고 눈높이를 낮췄다. 현실의 벽 앞에서 청년들이 도전보다 안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사회가 가져올 미래는 어둡다. 청년창업의 불씨를 살릴 묘수는 없는 걸까.

왼쪽부터 김광현 창업진흥원장,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권대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정책관.왼쪽부터 김광현 창업진흥원장,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권대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정책관.


정부가 창업지원정책 예산을 늘려가며 창업 육성에 나섰지만 2030 청년들의 창업의지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창업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단기성과에 대한 조급증을 버리고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창업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데 대해 김광현 창업진흥원장은 “한번 실패하면 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팽배하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이 안정적인 취업 등 ‘편안한 의자’를 박차고 어려운 창업을 선택하려고 해도 이런 인식에 부딪쳐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만다”고 말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은 “도전보다 안정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따르면 창업에 대한 동기나 도전의식이 강한 일부를 제외하고 취업을 바라는 게 당연한 모습”이라며 “전부 취업·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데 혼자 창업하겠다고 나서면 시간낭비하는 철없는 사람으로까지 취급받는다고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과거보다 창업여건 등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생태계가 나아졌지만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창업을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하는 경향이 남아있다. 전반적인 사회적 여건이 도전보다 안정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분위기에서 창업은 일부 특출난 사람이나 '별종'들의 것으로만 여겨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센터장은 "세상에는 사는 방식이나 갈 수 있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잘 이끌어 주는 게 중요한데, 주변에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들도 그런 시도를 해본 경험이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청년창업을 늘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기업가정신’ 교육과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창업교육 대상도 청년뿐 아니라 부모·교수 등 기성세대까지 확대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늘리는 것도 해법으로 꼽혔다. 김 원장은 “청년들이 창업진흥원이나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잘 몰라도 쿠팡이나 우아한형제들 같은 회사들이 스타트업으로 성공했다는 것은 안다”며 “비슷한 국내 성공사례가 계속 늘어날수록 청년들이 창업을 좀더 친숙한 것으로 여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대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정책관은 “최근 몇 년 새 창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으로 창업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예비창업자들의 도전정신을 높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창업교육 등 관련 예산은 6528억원으로 3년 전 4189억원에서 55%가량 증가했다

정부 정책 효과에 대한 조급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 원장은 "당장 정부 정책에 대한 외형적인 수치 증가나 단기간 성과를 조급하게 따지는 것보다 긴 호흡으로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실패나 성공을 경험해볼 수 있는 멍석을 계속 깔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