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中企, 일본 무역보복 파장 '노심초사'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고석용 기자 2019.07.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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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 "대체재 없어 영향 불가피"...국산화 가속화 계기 전망도

국내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들이 일본의 무역보복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 부품소재 수출을 옥죌 경우 당장 대체가 불가능한 만큼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소재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춘 만큼 국산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공정에 필수 소재 3개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는 국내에서 솔브레인 (65,900원 ▼500 -0.75%)이엔에프테크놀로지 (27,300원 ▲600 +2.25%), 동진쎄미켐 (44,150원 ▲950 +2.20%), 동우화인켐, 후성 (7,110원 ▼90 -1.25%) 등이 생산한다. 다만 범용 저사양 소재 외에 핵심 공정에서 사용되는 고사양 소재는 대부분 일본 제품을 쓰고 있다.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설 경우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본에서 수입해왔던 고사양 소재를 국내 업체가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생산 가능한 고사양 소재들도 있지만, 종류나 품질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일부 소재를 대체한다고 해도 실제 공정에 적용하기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걸린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진쎄미켐은 반도체 기판을 만들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중 저사양 소재 '불화크립톤(KrF)'을 주로 생산한다. 고사양 소재인 '불화아르곤(ArF)'도 일부 생산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방기업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여러 소재를 시험해볼 수 있겠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논의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품목들도 일본의 수출규제 적용 범위나 절차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업체들은 일본 자회사거나 합작법인(JV)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어서다. 불산을 생산하는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일본업체와의 조인트벤처인 훽트와 팸테크놀로지를 통해 원재료를 수입해 합성 정제하고 있다.

리지스트를 정제·판매하는 동우화인켐은 일본 스미토모의 100% 자회사다. 동우화인켐 관계자는 "실제 규제 적용 수준이 어느 정도 선일지 아직 명확하게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규제 범위가 정제 전 원료 등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적으로 소재 국산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국내 중견 반도체 후공정업체 관계자는 "당장 전방산업 충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핵심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화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협력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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