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깜짝방문 최태원 "그랩 투자 이유는..."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9.06.2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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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규제에 막혀 쉽지 않아"

최태원 SK회장이 25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9확대경영회의에서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제공=SK최태원 SK회장이 25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9확대경영회의에서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스타트업 행사장에 깜짝 등장해 카셰어링 기업 그랩 투자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은 26일 코엑스에서 '제13기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데모데이는 엑셀러레이터 초기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거친 기업들이 투자자 앞에서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다. 이날은 12개 스타트업이 사례를 발표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예고 없이 행사장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현행법상 스타트업인 비상장사에 20% 이상 투자를 할 경우 규제 대상이 된다"며 "투자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잘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이를 스타트업에 제공하면 오픈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다"며 "일방적으로 줄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고민해 서로 윈윈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싱가포르 카셰어링 스타트업 그랩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 "싱가포르에서 우연히 앤서니 탄 대표를 만났을때 그는 투자나 사업 얘기가 아니라 선배 기업인으로서 조언을 구했다"며 "당시에 탄 대표는 자신의 아버지가 택시운전을 했던 경험 등을 얘기하면서 사회의 '페인 포인트'(pail point)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온 후 탄 회장에게 투자 유치 목적의 연락이 왔고 SK는 이미 미팅 전에 그랩 투자를 불합격 처리한 상황이었지만 내가 내부 경영자들을 다시 설득했다"며 "당시에는 마지못해 투자한 느낌도 있었지만 현재는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와 시카고대 동문이다. 지난해 6월 스파크랩 시카고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스스로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2015년 국내 스타트업 쏘카에 투자한게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는 SK오픈콜센터를 열고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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