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다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함마드 왕세자가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의 방한은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 만이다. 무함마드는 지난 24일 사우디 항구도시 제다에서 이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이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오찬을 가진 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 직전 곧바로 한국을 찾았다.
무함마드는 그간 석유 수출에만 의존하던 사우디의 경제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2016년 4월 중장기 경제발전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전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사우디 정부는 원유 이외의 재정수입을 2015년 1635억 리얄(약 52조원)에서 2030년 1조 리얄(약 318조원)까지 늘리겠단 방침이다. 항구도시 제다 북부에 건설 중인 신도시 '킹압둘라경제도시(KAEC)'에는 2030년까지 1400MW급 원전 2기가 지어진다.
젊은 지도자 무함마드는 보수적인 사우디에 변화를 몰고 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여성의 운전과 축구장 입장을 허용하고 영화관, 외국 가수의 콘서트, 자동차 경주 등을 승인했다. 엄숙하고 보수적인 종교적 율법 탓에 금지해오던 대중문화를 살려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늘리는 등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동 수니파 패권국인 사우디는 국방장관인 무함마드의 주도로 방산물자 확충에도 나섰다.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과 함께 수니파 연합군을 결성해 예멘 내전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의 공격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23일에도 후티 반군이 사우디 아브하 공항을 공습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이 때문에 후티 반군의 공격을 막는 미사일 요격 시스템 확충이 절실하다. 무함마드는 지난해 10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전은 나라의 성장을 멈추게 한다"며 "이 곳에서 우리는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 작은 희생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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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함마드는 지난해 반체제 인사 탄압 등으로 각국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이던 언론인 카슈끄지가 살해되자 다국적 기업들은 그해 사우디의 주요 투자 콘퍼런스에 대거 불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가 5000억달러(약 565조원)을 들여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만큼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눈은 사우디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