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학군·학원가 더욱 각광"=25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인 상산고가 자사고 지정 취소 기준점인 80점에 0.39점이 못 미치는 79.61점을 받았다. 교육부 장관이 전북도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할 경우 상산고는 2003년 자사고 지정 후 16년만에 일반고로 전환된다.
시장에서는 문재인정부의 ‘교육 평준화’ 정책이 오히려 명문고 쏠림 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사고 등이 없어지면 전통적으로 명문 학군, 유명 학원가가 각광받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치 목동 중계 등 학군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의 집값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2012년 발표한 '교육환경과 아파트 전세가격 관계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8~2010년 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1225개 단지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대 합격생이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해당 지역 전세값이 197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 비중 높아 8학군 부활 어려워"=2017년 8월 30일 교육부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가진 첫 핵심정책토의(업무보고)에서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의 우선 선발권을 폐지하고 일반고와 동시에 입학생을 선발하도록 고입 관련 시행령 개정을 발표하자 강남구 대치동 일대 전세값이 움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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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9월 5억5000만원(7층)이었던 대치우성 전용면적 84㎡ 전세값은 같은 해 12월 6억5000만원(13층)으로 3개월새 1억원이나 껑충 뛰었다.
그러나 당시 전세값 상승이 단순히 교육 제도의 변화만으로 움직였다는 분석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과 재건축 사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학군 전세 수요가 압도적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전세값은 같은 기간 6억2000만원(11층, 동일면적 내 최고가)에서 6억4000만원(8층)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12월말 은마아파트가 최고 층수를 49층에서 35층으로 낮춰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는데 서울시가 보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집값에 있어 학군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수시 비중이 높은 현 입시체제에서는 학교 성적으로 결정되는 내신이 중요하기에 학업 성취도가 높은 지역의 학군 매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내신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확대된 현 입시체계에서 강남 8학군의 부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집값으로 볼 때 강남 8학군의 진입장벽이 예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라 평준화 정책이 강남 집값을 끌어올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