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웨이 이어 중국산 5G 전면 금지 검토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6.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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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보도 "중국서 생산하는 5G장비 美사용금지 검토 중...에릭슨·노키아 등 영향 예상"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에서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중국산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조사의 국적을 불문하고 중국 공장에서 5G 장비가 만들어졌다면 미국내 수입을 막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중국을 요구하고 있어 현실화할 경우 미중 갈등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세계 제조업의 변화를 촉발하고, 미중 긴장관계를 더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달 15일 사이버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장비의 미국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이후 150일간 미국내 정보통신 공급망 현황 조사에 들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이러한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백악관에서 통신장비업체들에게 라우터와 스위치, 소프트웨어 등 미국으로 반입되는 수출 장비를 중국 외 국가에서 개발 및 제작할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에 이어 중국산 5G 장비의 전면금지까지 시행되면 중국에 생산시설을 둔 핀란드의 노키아나 스웨덴 에릭슨 등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사실상 중국 생산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세계 2위 통신장비업체 노키아는 전체 생산 시설의 약 10%, 스웨덴 에릭슨은 약 45%를 중국에 두고 있다. 미국의 정보통신 장비 및 관련 서비스, 인프라 등의 매출은 연간 2500억달러대(약 290조원)로 전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WSJ는 "(이 방안은)미 무선통신망 사업자들에 장비를 팔아 온 회사들이 미 기업과 거래를 계속하려면 중국 밖으로 공장을 옮겨야 한다는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해당 방안은 아직 논의 초기이며 비공식적 단계이다. 미 정부는 10월 중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WSJ는 오는 28~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만나 무역분쟁이 해결되더라도, 미국의 국가 안보 우려가 5G 장비 제조와 설계 등을 영구히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의 보도에 백악관은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은 오늘날 만들어진 정보통신 네트워크 위에서 벌어질 것"이라면서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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