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에이치엘비 공매도 조사 접수, 진위여부 확인"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9.06.23 17:35
글자크기

혐의 있으면 두 개 외국계 증권사 조사

금감원 "에이치엘비 공매도 조사 접수, 진위여부 확인"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매도를 가장한 주가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한 에이치엘비 (102,400원 ▼4,100 -3.85%)에 대해 들여다볼 예정이다.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실제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23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1일 오후 에이치엘비로부터 주가조작 조사 요청을 받았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지난 19일 간담회에서 "최근 회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공매도는 법 규정을 교묘히 비껴가면서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다분히 시세 조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에 공매도를 가장한 주가조작 행위가 의심되는 두 개의 외국계 증권사를 상대로 금감원에 주가조작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로 조사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며 "거래량, 주가의 하락 폭, 공매도 비율 등을 두루 살펴본 후에 조사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직접적으로 금감원에 주가조작 의뢰를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조사 요청이 오면 금감원 조사기획국 산하 시장정보분석팀에서 조사에 대한 필요성 여부를 먼저 판단하게 된다. 시장정보분석팀은 뉴스와 민원 등의 내용에 대해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팀이다. 어느 정도 혐의가 있다는 판단이 들면 조사기획국 조사팀이나 공매도 조사에 특화된 자본시장조사국에서 실제로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에이치엘비가 조사 의뢰를 요청한 외국계 증권사는 C증권사와 M증권사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통상 공매도의 거래량은 만 주 단위였는데 지난 14일, 18일, 20일 세 번에 걸쳐 일 단위로 27만~33만주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지고 이 기간 동안 공매도 과열종목에 세 번이나 지정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일 공매도의 비중은 거래량의 37%를 차지할 정도였고 연속해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려서 공매도를 통해 이득을 보는 패턴이 보여 조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항암제 개발회사를 흡수합병한다는 소식에 지난 14일 8%가 넘는 급등세로 출발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점점 줄인 후 전날보다 0.96% 하락 마감했다. 지난 21일 종가는 7만100원으로 13일(7만2400원)보다 3.18% 하락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