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고충…男 "외로움·건강" 女 "경제·안전"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6.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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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硏 '1인가구 보고서'…1인가구 40% "10년 후에도 혼자일듯"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앞으로 10년 이상 혼자 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혼자 사는 것이 편하고, 결혼 또는 재혼할 생각이 없거나 마땅한 배우자를 만나지 못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또 10명 중 6명의 현재의 1인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인 가구는 경제활동의 지속 여부에 대한 걱정이 많았으며, 남성은 외로움과 건강을, 여성은 경제활동과 안전을 고충으로 꼽았다. 특히 20대와 30대 젊은 여성은 주거 침입에 대한 두려움을 가장 많이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사진제공=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국내 1인 가구의 생활·인식·금융 이용현황 등을 분석한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1인가구 보고서는 2017년 이후 올해로 세 차례 발간됐다. 올해 보고서는 서울·수도권과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세~59세 1인가구 2000명 대상의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약 562만명(2017년 기준)이다. 국민 100명 중 11명 꼴이다. 연구소는 "총 인구가 감소하는 시점 이후에도 미혼율 상승 등으로 1인가구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00년 1인 가구의 성별은 여성(57.5%)이 남성(42.5%)을 크게 앞섰지만, 2017년에는 남성(49.7%)이 여성(50.3%)과 거의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과반(52.7%)은 '1인 생활을 지속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54%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를 이유로 꼽았다. '결혼·재혼 생각이 없디'거나 '배우자를 못 만날 것 같다'는 이유도 28.2%였다. 특히 "10년 이상 혼자 살 것 같다"는 예상은 38.0%로 작년보다 3.5%포인트(p) 늘었다.

'언젠가 결혼(재혼)하겠다'는 1인가구도 42.5%에 그쳤다. 응답자의 연령·성별을 살펴보면 20대는 남성(61.5%)과 여성(61.2%)의 비중이 비슷했지만, 30대부터 여성(46.2%)의 결혼 의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남성(66.7%)과 틈이 벌어졌다. '결혼 의향이 없다'는 1인가구도 20대는 남성(8.2%)이 여성(4.2%)보다 많았던 반면 30대부터 역전돼 여자가 7.6%p 많았고, 40대와 50대는 차이가 더 커졌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사진제공=KB금융지주
1인 생활의 장점으로는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을 꼽았다. 반면 가장 큰 걱정거리는 '경제활동의 지속력'이었다. 경제력 외 남성은 '외로움', '식사', '건강'을 주로 우려했다. '안전'은 여성의 주된 걱정거리인 반면 반면 남성의 응답 비중은 적었다. 특히 20·30대 여성은 '주거 침입 안전'을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1인가구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특히 40대의 우려가 가장 컸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한다'거나 '식단관리를 한다'는 비중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1인 가구는 평일 중 이틀(평균 1.92일) 귀가 전 다른 곳에 들러 취미활동이나 기분전환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가 전 활동은 식사를 제외하면 '음주'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또 1인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활동으로 남성은 '게임'과 '영화관'을 주로 즐겼고, 여성은 '지인모임', '번화가·쇼핑몰' 등을 찾았다.

이와 함께 1인가구의 80%가 소셜 미디어를 사용했는데, 5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의 60% 이상이 하루에 한 번 이상 접속하는 등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유튜브, 인스타그랩, 페이스북 순으로 많이 사용했으며, 인스타그램은 20대 여성의 85%, 30대 여성의 65%가 사용하는 등 젊은 여성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가구는 10.6%로 10명 중 1명꼴이었다. 종류는 개가 56.1%, 고양이가 40.6%(중복응답)로 대다수였으며, 다인가구를 포함한 전체 가구(개 75.3%, 고양이 31.1%) 보다는 고양이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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