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건 "북미, 북핵 협상 유연한 접근 필요성 이해"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20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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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단계적 비핵화 수용할지 주목…이도훈 "남북미 탑다운이 가장 적합한 방식"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사진=뉴스1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사진=뉴스1


북한 비핵화 협상의 미국측 실무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미 모두 비핵화 협상에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에 대해 전면적이고 일괄적인 핵폐기를 요구해온 미국이 단계적 접근을 수용하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설지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애틀랜틱 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공동 개최한 '전략대화'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또 비건 대표는 20∼21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는 동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건설적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경우 미국은 북미 정상이 지난해 6·12 제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합의사항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 없이는 진전이 어렵다"고 전제했다.



비건 대표는 이달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25~26일쯤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방한 기간 중 비건 대표가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비핵화 대화를 위한 실무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비건 대표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평양에 2박3일간 머물며 정상회담 의제 등을 사전 조율한 바 있다.

한편 북핵 협상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같은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에 있어 지금은 놓쳐선 안 될 황금의 기회(golden opportunity)"라며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다가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올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선 "대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탑다운(하향) 방식은 남북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확고한 현 상황에서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며 "한미 북핵 수석대표는 실무회담으로 이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이날 연설 후 별도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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