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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북핵 빅딜' 시진핑 승부수, 트럼프에 먹힐까?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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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북핵 해결 돕는 대가로 미국에 무역전쟁 양보 기대…강력한 '외교성과' 필요한 트럼프, 물러설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승부수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북한을 선택했다.

대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북핵 문제 해결을 돕는 대가로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심산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런 '빅딜' 구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법에도 들어맞을지 미지수다.

◇시진핑, '북핵 해결' 조력 대신 '무역전쟁' 양보 기대



1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오는 20~21일 이틀간 북한을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이 북한을 찾는 건 2013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의 전격적인 방북 결정은 무역전쟁과 북핵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빅딜'을 시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북이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참석하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직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다.

미국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중국은 아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만약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에 대한 진전된 메시지를 받는다면 이를 전달하는 모양새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도 응할 공산이 크다.

자오통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센터 연구원은 "미국 입장에선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데 중국의 도움을 받는 대신 무역협상에서 중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대화가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재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해결의 도움을 대가로 미중 무역협상에서 한발 물러설지는 의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은 단순한 압박 수단이 아닌 신념에 가깝다는 점에서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을 '완벽하게 행복해'(perfectly happy)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3250억달러(약 385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재선 빨간불' 트럼프, 강력한 '외교성과' 필요

북핵 문제를 재선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내년 11월 대선 즈음까지 북핵 이슈를 끌고 가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조기해결을 위한 중국의 도움이 과연 반가울지도 미지수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에 대한 확실한 선물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중국이 북핵 해결에 기여하려면 북한의 전향적인 양보가 불가피한데,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내년 11월 재선을 위해 강력한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어설픈 북핵 협상 진전의 대가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민주당 주요 대권후보들과의 지지율 대결에서 밀리며 재선에 빨간불이 켜진 현 국면에선 더욱 그렇다.

친(親)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가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 대결에서 민주당의 선두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2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각각 오차범위 이상인 10%포인트, 9%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결국 시 주석 방북의 최후 승자는 김 위원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고립됐던 김 위원장의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북한은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설령 미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우리에겐 의지할 동맹이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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