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1주년...공동선언 이행률은 '0%'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6.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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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싱가포르 회담서 발표한 4개안...1년여간 모두 교착상태 빠져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오는 12일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지 1주년이 된다. 당시 공동성명엔 △북미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 등 4가지안이 담겼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 없이 양국간 대화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둔 미국과 북한은 서로에게 먼저 행동하라며 등떠밀기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화의 문은 열어놨다는 점은 여전히 고무적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현재 양국간 협상 상태가 어떻냐는 질문에 "북한 문제는 가장 어려운 국가 안보 문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과 대화하는데 열려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일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지난 1년간 조미 공동성명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우리의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고집했다"면서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하라"고 강조했다.

1차 정상회담 이후만 해도 북미간 국교 수립이 정상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3개월간 양측은 서로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와 함께 미국의 제재 해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엔 연말까지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회담 결렬 이후 첫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연말까지도 양국간 협상이 진척이 없다면 북한이 미국을 도발하기 시작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렇게 비핵화 방안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이견을 보이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작업 역시 지난 1년간 큰 진전이 없었다. 지난 1년여간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만을 단행했다. 그나마도 미국은 완전 폐쇄 여부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어 지난 2차 정상회담때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쇄를 대가로 일부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α(알파)를 요구했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올들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계속 가동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지난 5일 밝히기도 했다. 올 2월부터 5월사이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분석결과, 차량과 사람들의 이동 및 출입이 확인됐다는게 그 증거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대한 비공개 보고에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정상가동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달 들어 두차례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평화모드 역시 역시 긴장상태로 바뀌었다. 다만 북한이 "정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등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하지만 북한은 계속해서 해상 불법 환적으로 제재를 위반하고, 미국은 북측 선박은 억류하는 등 작은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군 유해 송환 작업마저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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