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일자리 급감에 '금리인하' 기대↑…나흘째 랠리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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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자리 증가폭 3분의 1 토막…트럼프 "멕시코와 합의 가능성"

[뉴욕마감] 일자리 급감에 '금리인하' 기대↑…나흘째 랠리


뉴욕증시가 나흘째 랠리를 이어갔다. 역설적이게도 암울한 고용지표가 주가에 불을 붙였다.

신규 일자리 급감으로 미국 중앙은행이 조기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다.

◇美 일자리 증가폭 3분의 1 토막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우량주(블루칩)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3.28포인트(1.02%) 뛴 2만5983.94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9.85포인트(1.05%) 상승한 2873.3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26.55포인트(1.66%) 오른 7742.10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올랐다.



미국의 일자리 증가폭이 한달새 3분의 1로 줄었다는 소식에 높아진 금리인하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폭은 7만5000개로, 전월(4월)의 22만4000개에 비해 큰폭으로 줄었다. 시장 전망치인 18만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미국은 인구구조상 매달 최소 1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져야 경제활동인구 증가 추세를 감당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대 멕시코 관세위협 등 불확실성 요인 탓에 고용주들이 신규 채용에 신중해졌다는 분석이다.

고용 부진은 대개 경기둔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조만간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CME(시카고상업거래소)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이 반영한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은 종전 16.7%에서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27.5%로 급등했다. 다음달까지 최소 한차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전날 75%에서 79%로 높아졌다.

시장은 9월까지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약 90% 반영 중이다. 정책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는 오는 18∼19일 열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이달 FOMC 준비를 위한 사전협의에서 금리인하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는 2.25~2.50%다.

그동안 금리동결 입장을 고수하던 연준은 지난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기점으로 확연히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로 돌아섰다.

당시 파월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둔화되거나 경기위협 요인이 가시화될 경우 정책금리 인하 등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집행하겠다는 뜻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지난해말 이후 파월 의장이 직접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 덕에 이번주(3∼7일) 다우지수는 무려 4.7%나 뛰었다. S&P500 지수는 4.4%, 나스닥지수는 3.9%씩 급등했다.

시티인덱스의 켄 오델루가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는 안도감에 이번주 증시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멕시코와 합의 가능성…미국 농산물 사갈 것"

미국의 예고한 대 멕시코 '관세폭탄'의 발동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폭탄'과 '불법이민 차단' 문제를 놓고 협상 중인 멕시코와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합의시 멕시코가 미국산 농산물을 대규모로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멕시코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우리가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고, 그들은 즉시 농산물을 대규모로 구매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가 합의하지 못 한다면 멕시코는 월요일(10일)부터 5%의 관세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기자들을 만나 "협상이 결렬되지 않았다는 것은 좋은 신호"라며 "나는 우리가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이 이민과 무역을 연계시키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이 자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이해와 직결되는 미국산 농산물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과 멕시코 양국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까지 3일째 관세 및 이민 문제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아일랜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월요일 관세 부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미국으로의 불법이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10일부터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고 10월까지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25%까지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이 멕시코에 요구한 조건은 △망명 희망자 단속 △과테말라와의 남쪽 국경 강화 △멕시코 이민 검문소의 부패 종식 등 3가지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은 또 한번의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 친구"라며 "그가 양국 경제 관계를 파탄내는 데 관심이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사이엔 강력한 무역과 투자의 관계가 있다"며 "중국으로부터 미국이 완전히 단절되거나 미국으로부터 중국이 완전히 단절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양국의 경제 관계를 파탄내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우리의 미국 파트너들 역시 이 같은 일에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극제유가, OPEC 감산 유지에 급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47포인트(0.93%) 오른 377.48에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85.62포인트(1.62%) 뛴 5364.05,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92.24포인트(0.77%) 오른 1만2045.38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72.09포인트(0.99%) 상승한 7331.94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올해 하반기까지 감산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소식 때문이다.

이날 오후 4시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41달러(2.68%) 뛴 53.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55달러(2.51%) 오른 63.22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48% 내린 96.58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일 대비 0.21% 상승한 온스당 1345.50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통상 달러화로 거대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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