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내 5G 상용화한다는데…美 없이 과연 할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6.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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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곧' 자국 이통사에 5G 영업허가…美 제재로 어려운 화웨이 지원 목적
투자규모 200조원 웃돌 전망…美 기술 없이 5G 구축 쉽지 않다는 분석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 내 5G 시험구 앞에서 화웨이 직원들이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 내 5G 시험구 앞에서 화웨이 직원들이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차세대 통신망 5G(5세대) 서비스를 올해 안에 정식 시행하기로 했다. 애초 내년으로 잡았던 상용화 시기를 대폭 앞당기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를 조기 집행해 미국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사실상 금지된 화웨이가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조만간' 자국 이동통신사에 5G 영업면허를 발급하고 올해 안에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G 상용화를 출시한 이통사는 차이나모바일(中國移移動通信)·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 차이나유니콤(中國聯合網絡通信) 3곳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5G 시범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중국이 올해 5G 상용화에 성공하면 한국, 미국, 호주, 영국에 이어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세계에서 다섯째 나라가 된다. 중국은 2016년 발표한 '제13차 5개년 계획'에서 5G 산업 육성을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5G 산업은 경쟁력을 갖춰왔다"며 "중국이 보유한 5G 표준특허가 전 세계 관련 특허의 30% 이상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원래 올해까지 5G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국토 면적이 큰 중국에서는 5G는커녕 아직 4G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웨이를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화웨이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등을 조달하기 힘들어지면서 중국 내부 지원이 절실해졌다.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5G 스토어에서 한 남성이 5G를 이용한 가상현실(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AFP지난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5G 스토어에서 한 남성이 5G를 이용한 가상현실(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AFP
실제로 중국 정부가 5G 통신망 구축을 본격화하면 화웨이와 ZTE(中興通迅)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에 엄청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5~6년 동안 기지국이나 통신장비 등 5G 관련 투자 규모가 20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이나모바일이 지난 3월 실시한 5G 기지국 500개 건설을 위한 통신장비 입찰에서도 절반 정도가 화웨이 몫이었다. 5G 스마트폰 출시도 화웨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자국 업체뿐 아니라 외국 기업에도 시장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공업·정보화부는 "5G 시범운용 기간에 노키아, 에릭슨, 인텔, 퀄컴 등 많은 외국 기업이 참여했다"면서 "앞으로도 5G 사업에 국내·외 기업이 적극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차이나모바일의 5G 기지국 입찰에서 스웨덴 기업인 에릭슨은 불과 5% 정도만 따냈으며, 핀란드 업체인 노키아는 아예 탈락한 바 있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도 무리 없이 5G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미국의 퀄컴 같은 반도체 기업이나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 기업과의 협력 없이 화웨이나 중국 통신사들이 독자적으로 차세대 통신망을 구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5G 면허 발급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도 정확히 언제쯤 서비스가 가능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봤다.

투자회사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연구원은 "앞서 ZTE가 미국의 제재로 파산위기에 몰렸을 때 중국 통신사들은 모든 통신장비 주문을 취소하고 ZTE가 정상화되기를 기다렸다"면서 "이번 화웨이의 경우에도 중국 통신사들은 절대 노키아나 에릭슨 등 외국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기다리겠지만, 그만큼 정부의 5G 추진 노력도 늦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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