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대 세부 분야(경제성과, 기업효율성, 정부효율성, 인프라) 중 기업효율성 분야에서는 순위가 상승했지만,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인프라 순위가 모두 하락해 종합 순위 면에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그렇다면 IMD 국가경쟁력 순위가 1단계 하락했다고 해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에 정말 엄청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봐야하는 걸까.
올해 IMD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중동 산유국들의 약진은 또 어떻게 볼 것인가. UAE는 지난해 7위에서 5위로, 카타르는 14위에서 10위로, 사우디아라비아는 39위에서 26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는데 그 이유는 순전히 국제유가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오른 탓이다. 올해 IMD 국가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이들 중동 산유국들은 스웨덴, 핀란드,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 국가경쟁력이 훨씬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 중동국가들의 경쟁력이 서구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월등하다고 말하는 게 타당할까?
반면 우리나라보다 순위에 뒤처진 선진국들은 또 어떤가? 아베노믹스로 경제가 살아나고 일각에서는 심지어 '고용 천국'이라고도 불리는 일본은 지난해 25위에서 30위로 무려 5단계나 떨어졌고, 프랑스도 28위에서 31위로, 이탈리아는 42위에서 44위로 하락했다. 앞서 우리나라에 적용한 논리대로라면 이들 나라는 정말 엄청난 위기 또는 경쟁력 하락으로 몸살을 앓아야 한다. 그런데 IMD가 발표한 순위가 몇 단계 하락한 것으로 이들 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과연 우리나라보다 크게 뒤처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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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국가경쟁력지수라는 것이 IMD에서 발표한 것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글로벌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국가경쟁력지수를 산정해 매년 발표한다. 가장 최근(2018년 10월) 발표된 WEF의 국가경쟁력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평가대상국 140개국 중 15위를 차지해 2017년 26위에서 11단계나 급상승했다. 특히 세부 항목인 거시경제부문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140개국 중 1위를 차지했고, ICT 보급 1위, 인프라 6위, 혁신역량 8위 등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적 통신기관인 블룸버그에서 매년 발표하는 혁신지수도 있다. 올해 1월에 발표된 블룸버그 혁신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평가대상국 60개국 중 1위를 차지해 2014년 이후 6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성, 첨단기술, 교육효율성, 연구집중도, 특허 활동 등 7개 부문의 종합한 혁신지수가 독일, 일본, 미국 등을 제치고 6년간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평가다.
그런데도 그저 IMD 국가경쟁력지수가 1단계 하락했다는 점만 부각해 비판한다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전년 대비 순위가 소폭 하락한 것만 꼬집어 내어 마치 국가경쟁력에 큰 결함이 발생한 것처럼 침소봉대하고, 반대로 순위가 상승하거나 혹은 순위가 높은 여타 지수에 대해서는 침묵하기 일쑤다.
나빠진 것이 있다면 나빠진 대로 또 개선된 것이 있다면 또 개선된 대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균형 있게 보도해야 국가경쟁력 지표의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 그런데 작금의 모습은 경제정책 검증은 없고 오로지 흠집내기용 정부 공격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