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시의 아파트 및 거주지역 모습//사진제공=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요시노 나오유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의 분석을 토대로 중국이 일본의 거품 경제 기간과 유사한 징후를 보이고 있어 부동산 시장 관리에 극도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시노 소장이 중국 주택시장의 거품 징후로 먼저 드는 것은 최근 몇년간의 천문학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베이징의 평균 주택 가격은 2000년대 초 제곱미터(㎡)당 약 4000위안(69만원)에서 현재는 15배인 ㎡당 6만 위안(1031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로 인해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1996년 5.6에서 2013년 7.6으로 대폭 상승했다. 이는 1988년에 최고치인 3.0을 기록했던 일본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베이징에 위치한 한 아파트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제공=AFP
◇닮은 꼴 2. 과도한 부채= 요시노 소장은 높은 집값과 함께 과도한 은행 대출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중국의 금융 부문이 일본 은행들이 거품기에 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부동산 부문에 투입했다"면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대출 비율은 일본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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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최근 수년간 부채와 대출 축소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대도시의 집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왕예창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이들 도시를 면밀히 감시해 과열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줄리안 에반스-프리처드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토지 보유량을 기준으로 한 부동산의 잠재적 공급량이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면서 "이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실제로 보유 토지 개발에 나설 경우 신규 주택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이 중국 GDP의 5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부문의 급격한 침체는 전염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은행 자본을 잠식할 수 있는 경제 전반에 걸친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8년 2분기 현재 중국의 기업부채도 GDP 대비 155%로 다른 주요국보다 높다. 일본의 기업 부채 수준은 GDP의 100%, 미국은 74% 수준이다.
◇닮은 꼴 3. 고령화 등 인구 구조 전환기= 이같은 주택 시장의 구조적인 위험이 급속한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라는 경제 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도 일본 사례와 비슷하다. 요시는 소장은 "도시화로 인한 주택수요 증가로 중국의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상승하더라도 중국은 갈수록 불균형한 인구 구조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인구의 증가는 자녀를 둔 젊은 가정에 비해 재화와 용역을 덜 소비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기대 수익률을 낮추면서 사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동시에 은퇴자가 많다는 것은 납세자인 젊은 세대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그들의 부를 줄이고 소비 패턴을 변화시킬 것이다.
◇닮은 꼴 4. 미국과의 갈등으로 경제 부담 가중= 미국과의 갈등으로 경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도 닮은 점이다. 앨리샤 가르시아 헤레로 나티시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환율 조작에 대한 미국의 비판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미일 분쟁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헤레로는 그나마 중국이 과거 일본에 비해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것이 유리한 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