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대형사 중 유일하게 2012년부터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 채널을 통해 양로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은 이후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2015년 자산 10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외형 확대에 나서며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저보증이율 2.75%짜리 상품을 판매했는데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1%대 초반, 삼성생명·교보생명 등이 판매한 저축성보험 최저보증이율 1.5%대 임을 감안하면 두 배 안팎 수준이다.
문제는 우려했던 대로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자본확충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과 신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 도입은 2022년으로 1년 연기된 상태지만 부채 적정성평가(LAT)로 인한 타격은 현실화됐다.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점진적으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2017년부터 LAT를 시행하고 있다. 부채를 원가와 시가(LAT)로 나눠 계산한 후 시가가 더 크면 결손금이 발생한 만큼 차액을 적립해야 하는데, 한화생명은 올해부터 대규모 결손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LAT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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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빅3 생보사 모두 동일하게 과거에 5%가 넘는 고금리확정형 상품을 많아 팔아 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지만 한화생명의 경우 다른 대형사가 팔지 않은 양로보험까지 대거 판매해 추가 부담을 지는 상황”이라며 “외형 확장을 위한 선택이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로보험은 판매 당시부터 우려가 있던 터라 적립금을 미리 90%까지 쌓고 있다”며 “납입기간도 5년, 10년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길지 않아 부담이 예상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생명은 하반기 중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는 등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