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발언 진화한 트럼프…"김정은 약속 지킬 것 확신"

머니투데이 권다희 , 정한결 기자 2019.05.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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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美, 대화의지 있다 원칙적 입장…北 '입장변화' 요구 수용할 지는 미지수

【도쿄=AP/뉴시스】일본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도쿄 미나토구 주일 미국 대사관저에서 일본 재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간 무역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양국간 무역을 더 공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05.25.【도쿄=AP/뉴시스】일본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도쿄 미나토구 주일 미국 대사관저에서 일본 재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간 무역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양국간 무역을 더 공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05.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확신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고 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발언을 진화하며 긴장고조를 막으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미국이 북한의 요구대로 협상 재개를 위한 ‘입장변화’를 수용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 "北 작은 무기들나는 김정은 신뢰"=일본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며 "이것이 나의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을 거스르게 했지만 나는 아니"라 했다. '나의 사람들 일부'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결의 위반이라 비판한 볼턴 보좌관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북한이 이달 초 발사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 규정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미국 고위 관료가 북한의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 언급한 건 처음이다. 북미간 긴장격화를 불러 올 수 있는 발언인만큼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주목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발언 직후 유화적 메시지를 곧바로 발신하면서 미국이 유지해 오던 북한과의 대화 지속 의지 방침은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트위터에서 "나는 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북미간 긴장 확산을 차단하며 '톱다운' 해법 가능성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미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북한이 비난한 데 대해 "그(김 위원장)가 조 바이든을 IQ가 낮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웃었다"며 "아마도 그것은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건가"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北 "美 새로운 계산법" 요구에 美 반응은 미지수=미국이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요구대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내세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미지수다. 북한은 미국의 '입장변화'를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이 목표(센토사 합의)를 향한 동시적, 병행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건설적 토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원칙적 입장을 넘어 미 정부가 하노이 정상회담 후 고수해 온 '일괄타결식' 비핵화 및 대북제재 유지 기조를 양보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RFA에 "미국이 북한의 상당한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섰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며 "미국은 ‘빅딜’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 같고 북한 역시 단호해 교착상태는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교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미 관계를 더 악화시킬 암초도 곳곳에 있다. 북한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가 '주권침해'라 비판하며 선박 박환을 촉구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을 겨냥한 '전쟁연습'이라며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도 반복하고 있다.

북미가 공을 서로에게 넘기는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에 일각에선 톱다운 방식의 교착 해소를 기대한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RFA에 "향후 몇주 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를 주장하는 볼턴 보좌관을 무시하고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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