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국제표준, 첫 글로벌 '대한민국 대표선수' 탄생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19.05.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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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제안한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 국제전기기술위원회서 국제표준으로 등록

수소경제 분야에서 한국 최초의 국제표준이 탄생했다. 정부가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밝힌 이후 나온 첫 대외 성과다. 한국이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도약할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한국이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 제안한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 표준안이 IEC 국제표준(IEC 62282-6-400)으로 등록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수소경제를 혁신성장 분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지난 4월 수소경제 표준화 로드맵을 수립하고 정책 지원을 본격화한 가운데 거둔 첫 대외 성과다.

연료전지는 용량에 따라 노트북 등 마이크로용, 수소차 등 수송용, 가정·건물전원용, 발전소발전용으로 구분된다. 마이크로 연료전지는 60V 직류 미만의 출력 전력을 공급한다. 메탄올을 전해질로 직접 사용하는 DMFC(Direct Methanol Fuel Cell, 직접메탄올연료전지) 방식이 대표적이다.



한국이 등록한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 국제표준은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노트북, 휴대폰 등 소형 전자기기에 적용할 때 필요한 전력에 대한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 전력을 안전하고 호환성 있게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기준도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응용분야가 다양하며 수소경제 확산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수소차와 가정·건물용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실현되고 있는 수소경제가 전자기기를 비롯한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려면, 제품에 장착되는 연료전지의 소형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이 표준은 전자기기 뿐 아니라 전기 자전거, 전동 카트, 지게차와 같은 경량 차량, 무인주행로봇 등의 분야로도 연료전지를 확대 적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 연료전지 분야는 표준화 초기 단계로 지금까지 등록된 국제표준이 5종에 불과하다. 안전과 성능 분야 표준화를 주도해 온 미국, 일본과 함께 한국도 국제표준 선점 경쟁에 본격 가세하게 됐다.


이번 표준은 이홍기 우석대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산업부의 신재생에너지 기반구축 과제 수행을 통해 2016년 4월 IEC에 제안한 것이다. IEC 국제연료전지기술위원회 작업반(IEC/TC105 WG10) 내부에서 미국·일본·독일 등의 연료전지 기술 전문가들과의 논의와 검증을 거쳐 제안한지 약 3년만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2015년 11월부터 해당 작업반 의장직을 맡아 이번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한 이홍기 교수는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본격적인 검증을 위해 5개국 전문가의 작업반 참여가 필수적이었다"며 "경쟁관계에 있기도 한 5개 국가 중 한 국가에서 참여를 번복해 작업 진행이 무산될 위기가 있었으며, 진행과정에서도 경쟁국들이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추가적인 데이터를 요구하는 등 여러 난관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 연료전지는 기존 이차전지에 비해 고에너지 밀도, 급속충진, 핫스와프 등의 신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안전성이 확보되고 가격조건 등이 만족되면 소형 스마트 기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속도록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핫스와프(hot-swap)는 운영중 시스템에서 시스템 전체의 동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장치나 부품을 교체하는 것이다. 동일한 사용환경에서 완충시 기존 이차전지 적용 노트북은 약4∼8시간, 마이크로 연료전지 적용 노트북은 약12∼15시간 정도를 사용할 수 있어 연료전지는 효율면에서도 유리하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수소경제 제1호 국제표준 등록은 우리나라가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며 "수소경제 분야에서 우리가 강점을 가진 기술들을 국제표준으로 적극 반영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 2030년까지 수소경제 국제표준을 15종 이상 제안해 전체 국제표준 제안의 20% 이상을 선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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