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덮친' 87세 日운전자, 브레이크 안 밟았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5.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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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R로 확인"… 지난달 19일 도쿄서 횡단보도 과속으로 지나쳐 12명 사상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지난달 일본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교통사고를 낸 87세 운전자가 당시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아사히신문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 차량에는 액셀을 밟은 기록은 있지만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은 없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도쿄 이케부쿠로에서는 87세 운전자가 몰던 자동차가 시속 100㎞의 속도로 횡단보도 2개를 지나쳐 길을 건너던 31세 여성과 그의 3살 딸이 숨지고 10명이 부상당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운전자는 그동안 "액셀 페달이 돌아오지 않아 브레이크를 여러 번 밟았는데도 듣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운전자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은 EDR(Event Data Recorder, 사고기록장치) 때문이다. EDR은 자동차의 사고 당시의 속도 및 제동장치 작동 여부, 에어백 작동, 엔진 운행기록 등을 기록하는 항공기 블랙박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차량에는 EDR이 설치돼 있었다.



일본 경찰은 이번 조사 결과로 이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나온 데다 운전자가 지팡이 2개를 짚고 걷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일본에서는 고령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지난 21일 관련 대책 마련을 장관들에게 지시했다.

교통사고로 12명의 사상자를 낸 일본의 87세 고령 운전자가 지난 1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도쿄에 위치한 경찰서로 향하고 있다.(NHK 영상) /사진=뉴시스교통사고로 12명의 사상자를 낸 일본의 87세 고령 운전자가 지난 1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도쿄에 위치한 경찰서로 향하고 있다.(NHK 영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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