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막내' 오신환의 태도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9.05.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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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오신환 신임 원내대표' 1박2일 관전기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오신환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국회 삼남매'가 16일 탄생했다. 첫째는 스스로를 '왕 누나'로 칭한 4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1963년생) . 둘째는 '맥주 잘 사주는 형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1964년생, 3선)다.

이들을 '누님·형님'으로 만든 '막내'가 40대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1971년생, 재선)다. 오 원내대표는 취임 첫날인 이날 이 원내대표부터 찾아갔다. 대뜸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 달라"며 '애교(?)'를 부렸다. 그 다음 '왕 누나'를 찾아가서도 셋이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교체로 원내대표단이 새롭게 꾸려지는 시점, 오 원내대표는 스스로 '막내' 위치를 부각시켰다. 두 원내대표 사이에서 "왔다갔다 심부름 잘 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물리적 충돌까지 겪은 국회다. 각 당 원내대표 선거로 당초 전선에서 싸웠던 선수들이 물갈이된 것 같아 보이지만 협상 국면으로 바뀌더라도 투쟁 당시의 선수 일부는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전쟁'은 끝났고 냉전을 마무리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회 삼남매의 탄생에서 국회 정상화 가능성이 읽힌다. 이미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짜장면을 한 번 먹은 데다 장외 투쟁을 해오던 나 원내대표도 오 원내대표의 '호프미팅' 제안에 부정적이지 않았다.

오 원내대표가 아예 자신을 낮추는 위치선정을 하면서 막힌 정국을 풀어낼 '키맨'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협상 카운터파트너들 옆에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 태도'가 그 기대감을 키운다. 전날 당선 수락 기자회견에서 정치 경험에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것과 반전된다. 과거 정치가 연륜으로 포장된 협잡이었다면 지금 정치의 핵심은 '태도'다.


오 원내대표는 당시 본인의 문제로 투쟁 전선 앞에 섰다가 이번에는 국회 협상 최전선에서 협상자로 위치를 바꾸는 인물이다. 복잡한 정국에서 오 원내대표의 '위치'와 '태도'가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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