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는 조원태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9.05.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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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총수 변경 신청서' 등 그룹 내 추대 없이 공정위가 직권으로 지정…LG·두산그룹과 대조적

조원태 한진그룹 총수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조원태 한진그룹 총수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한진그룹 총수(동일인)로 올라섰다. 예상 범위를 벗어나진 않았지만 불확실성은 남는다. 조 회장은 그룹의 추대가 아니라 정부의 선택을 받았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현재로선 정부가 판단한 '서류상 총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한진그룹과 LG그룹, 두산그룹의 총수를 변경했다. 매년 대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총수를 정해야 하는데, 올해는 3명의 총수가 바뀌었다. LG그룹과 두산그룹은 기존 총수의 사망 이후 경영계 승계가 끝나 이견이 없었다.



관심은 한진그룹에 쏠렸다. 기존 총수였던 조양호 회장은 지난달 갑자기 사망했다. 조양호 회장은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등 3남매를 뒀다. 후계구도는 명확하지 않았다. 한진그룹도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조원태 회장이 지난달 2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논란은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그 이후에도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내지 못했다.



공정위는 지난 9일 총수를 포함한 대기업집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한진그룹이 서류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며 발표일까지 연기했다. 공정위의 선택은 '직권 지정'이었다. 한진그룹의 의사와 무관하게 총수를 정하겠다는 의미다.

기업집단의 총수로 지정될 때 논란이 가장 적은 건 그룹 내의 추대다. LG그룹과 두산그룹은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내고 각각 구광모 회장과 박정원 회장을 총수로 추대했다. 공정위도 LG그룹과 두산그룹의 판단을 존중했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이 기업집단 내 추대와 무관하게 총수가 변경됐다. 공정위는 기존 총수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총수를 직권으로 바꿨다.


한진그룹은 이 모든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공정위가 그냥 알아서 정했다. 공정위는 조원태 회장을 총수로 판단하고 조원태 회장에게 자필서명이 담긴 위임장과 확인서를 받았다. 한진그룹에만 적용한 절차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한진그룹의 정점은 한진칼인데, 조원태 대표이사가 한진칼의 대표이사이고 총수일가의 지분도 많다"며 "현재 시점에선 조원태 대표이사의 의사결정 능력이 가장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조원태 회장을 총수로 지정하면서 조양호 회장의 지분상속과 관련한 자료는 받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 17.84%다. 상속을 위한 유언장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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