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통신.](https://thumb.mt.co.kr/06/2019/05/2019051510435878957_1.jpg/dims/optimize/)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이달초 미중 무역회담에서 합의한 7개분야 150페이지에 달하는 합의문 초안을 105페이지로 수정 및 축소한 뒤 일방적으로 미국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분량으로만 보면 전체 합의의 3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그러면서 지난 5개월간 쌓아올린 무역회담이 파탄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중국에 관세 폭탄 트윗을 날렸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합의안을 삭제한 뒤 미국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시점에 이미 결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중국은 미국측이 요구한 중국 구조 개혁 실행을 담보하는 법적조치 등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어길 경우 행해지는 다양한 패널티를 모두 삭제한 텅빈 합의문을 보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남은 "105페이지 합의문은 단순한 문자의 나열에 불과할 정도"라면서 "일부러 트럼프를 화나게 행동한 것처럼까지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이번 무역합의안을 "내정 간섭을 법률로 명문화토록 하는 불평등 조약"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아편전쟁 종결 후 청나라와 영국이 맺은 난징조약(1842년), 청일 전쟁의 시모노세키 조약(1895년) 등 대표적인 불평등 조약과 동일선상에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내달 1일부터 600억 달러어치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러한 기조에서 나온 강경한 태도라는 분석이다.
지난 9일 워싱턴에 나타난 류허 부총리는 시 주석의 '특사(special envoy)'라는 공식직함이 빠졌다. 그동안 협상을 주도했던 류 부총리의 양보와 타협 자율권이 그만큼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250억달러어치 관세 리스트를 공개하며 6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보자고 예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합의문 실행력에 의문을 품고 있고, 중국은 강경파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어 양측 협상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