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3라운드, 시진핑이 트럼프에 날릴 반격은?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5.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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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농산물·자동차 수입 통관 지연 등 트럼프 괴롭히기 가능성…위안화 절하·美국채 매각도 보복 수단 거론

/사진=로이터통신./사진=로이터통신.


미국과 중국이 결국 무역전쟁 3라운드에 돌입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올린지 사흘만에 중국이 600억달러짜리 맞보복을 발표하면서다. 사실상 관세 카드가 바닥난 중국이 다른 보복 수단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CNBC,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중국이 다음달 1일부터 600억달러어치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최대 25% 부과한다고 밝히자 미국은 3250억달러 어치 관세 품목을 추가로 발표하며 또 맞불을 놨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두 무역전쟁에서 물러날 준비가 안돼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지난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고, 추가로 3250억달러 부과를 예고한 데 비해 중국은 600억달러로 크게 적은 규모의 보복만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수입하는 규모가 적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따라서 중국은 다른 보복 수단을 강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도 사설에서 "중국이 600억달러 관세 부과로 반격의 결의를 보였고, 향후엔 추가적인 반격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확하고 강한 반격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밀어부칠수록, 중국은 미국 기업을 상대로 비관세 보복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먼저 2020년 재선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전통적인 지지층인 팜벨트와 러스트벨트 괴롭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대두나 자동차 등을 통관 절차 지연 등으로 압박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에도 미국산 대두 통관을 여름부터 연말까지 지연시킨 바 있다. 중국은 12월1일 양국간 무역 분쟁 휴전에 돌입하고 나서야 수입을 재개했다. 이밖에도 중국은 포드자동차의 수입을 지연시키거나 미국산 사과, 오렌지, 체리의 통관 절차도 강화했었다. 추가로 보잉사의 항공기 구매를 취소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에어버스라는 대체제가 있지만 반대로 에어버스측이 이런 상황을 이용해 항공기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변수도 있다.

두번째는 14억명이 넘는 중국 인구를 활용한 미국 제품 불매운동이다. 이미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사드 보복을 단행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막강한 피해를 입힌 전력이 있다. 다만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상품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미국 기업 제조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목을 크게 끌고 싶으면 미국 기업들의 공급체인망을 건드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에 제조공장을 보유한 미국기업들이 완제품을 생산 및 해외 수출을 못하도록 막는 방안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에도 이러한 보복 방안을 놓고 영향과 결과 분석에 돌입하기도 했다. 다만 이럴 경우 중국은 세계 제조업의 허브라는 명성에 영구적인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미국발 관세폭탄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절하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중국은 대미 수출 비용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원유 등 각종 원자재 수입 비용이 올라가는 고통에 시달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를 매각하는 방법이다. 중국은 미 국채 1조1300억달러(약 1341조원) 어치를 보유해 세계 최대 규모이다. 미 국채 22조달러 가운데 5%에 불과하지만 외국 정부가 보유한 각종 유가증권의 17.7%에 해당하기도 한다. CNBC는 중국이 이를 한꺼번에 매각하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급격히 뛰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이 대체 투자 옵션을 찾지 못하고 일본 등 다른 국가가 해당 물량을 소화하면 충격이 미미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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