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北에 경고하고 싶다", "좌파독재 뭐라 말해야할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9.05.1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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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文 2주년 대담, 외교→정치사회→경제 순 문답..단체회견 대신 독대 선택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방송 대담은 북한에서 시작해 경제로 끝났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8시30분부터 청와대에서 KBS와 '문재인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를 진행했다. 불과 4시간 전 북한이 평안북도에서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2발 쏘는 돌발변수를 만났다. 문 대통령이 애초 정치와 외교안보를 앞 순서에 다루기로 예정했지만 더더욱 '미사일'이 첫머리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 출연에 앞서 사회자를 기다리고 있다. 2019.05.0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 출연에 앞서 사회자를 기다리고 있다. 2019.05.09.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오후 8시30분 상춘재 앞마당에서 진행자 송현정 KBS 기자를 만났다. 문재인정부 2년을 정리하는 1분20초 분량의 영상이 방송되는 사이 두 사람은 함께 상춘재 내부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것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며 "자칫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북한에 경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국회 여야 대표와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 패스트트랙은 법안을 상정한 것이지 통과시킨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좌파독재"라는 표현에 "뭐라 말해야 할지"라며 곤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어 적폐수사에 대한 의지, 검경 수사권 조정,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인사검증 등이 주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인사실패, 인사참사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 관련 제도개선에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문답 후, 문재인정부 2년에 대한 국민 의견을 2분짜리 영상으로 봤다. 그 시간이 자연스럽게 '쉬는시간'이 됐다.

다음 2부는 경제와 사회분야.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문 대통령 인식부터 끊임없이 논란이 돼 온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정책, 일자리 상황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데 대한 소회도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선고가 남았는데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한 것이 '봐주기' 아니냐는 평가에는 "사법권의 독립에 대해 훼손하는, 그런 말씀 아닐까"라며 "재판은 재판,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 그런 것이죠"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논란 등 정치사회 분야를 잠시 다루고 대담을 마무리했다.


이날 북한 문제를 포함해 외교안보를 말한 시간이 가장 길었다. 본래 가장 주목도가 높은 앞 순서에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려던 것은 사실이다. 취임 2주년을 맞아 독일 매체에 장문의 기고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분단, 통일과 체제간 화해라는 선례를 갖고 세계 선진국으로 도약한 독일은 역대 한국 대통령들이 현지에서 남북관계 비전을 발표했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경제를 국정 최우선에 놓은 것과는 온도차가 큰 결과였다. 남북한 상황, 북미대화의 변화 등 변수를 만난 탓이다. 안정적 상황관리만 할 수 없고 북미 대화 재개에 다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국면이다. 한 손에 평화, 다른 손에 경제를 쥔 문 대통령으로선 양쪽 모두 성과를 내야 하는 국정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한편 형식 면에선 그동안 했던 국내언론 회견보다 외신 인터뷰와 비슷했다. 특정 매체 한 곳을 선정, 대담자(인터뷰어) 1명과 마주앉아 일대일 독대하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좀더 많은 발언시간이 주어지고, 그만큼 사안에 대한 질문 재질문을 통해 깊게 들어갈 기회가 형성된다.

청와대 안팎에선 지난해 뉴욕 방문 때 미국 폭스(FOX)뉴스와 진행한 인터뷰 사례를 참고한 걸로 알려졌다. 공간 또한 고즈넉한 상춘재를 골랐다. '대화'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송현정 KBS 기자는 문 대통령이 몸담았던 참여정부 청와대를 담당한 경력이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국내 언론사 개별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그대신 단체회견을 세 차례 했다. 2017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2018·2019년 각각 1월에 신년 기자회견이다. 모두 춘추관 기자회견장이 아닌 영빈관에서 열렸다. 그밖에 출입기자들과 북악산 산행, 해외순방시 이동하는 공군1호기 기내에서 가진 약식 간담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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