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관세 공격시 반격"…무역전쟁 다시 고조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5.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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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무부 심야 성명… 양측 '강대강' 모드 다시 돌입
9일 워싱턴 협상 실패시 10일 0시1분 관세 공방 재개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의 관세 공격 예고에 중국이 반격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달아오를 조짐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9일(이하 각 현지시간) 협상이 재개되지만 첫날 분위기 반전에 실패할 경우 협상 기간 중인 10일 0시 1분부터 양측의 관세 공격이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중국 상무부는 8일 밤 11시23분 홈페이지에 게재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물리고 있는 추가관세율을 10일부터 10%에서 25%로 높이겠다고 했다"면서 "이같은 무역 마찰 심화는 양국 인민과 세계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조치가 시행되면 중국은 필요한 반격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길지 않은 담화지만 미국의 공세에 굴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같은 입장을 내놓은 시점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관보 사이트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한 사실이 알려진 후다. 관보는 다만 "이 문서는 발행되지는 않았고 9일 발행될 예정"이라며 그 전까지는 PDF 버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관보를 통해 먼저 관세 부과를 알린 것이다. USTR은 관보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일부 제품에 대해 관세인상 예외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中 "美 관세 공격시 반격"…무역전쟁 다시 고조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재협상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음날인 6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10일 오전 0시 01분'으로 부과시점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도 중국이 이번 주 워싱턴에서 예정됐던 협상에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타협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중국이 '반격 초치'를 공식 거론하며 보다 강경한 자세로 돌아서 협상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무역협상을 철회하고 재협상을 시도한 이유는 조 바이든이나 매우 약한 민주당원 중의 한 명과 협상을 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미국(연간 5000억 달러)에 계속 돈을 뜯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진심 어린 희망 때문"이이라고 주장하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이제 그들(중국 협상단)이 미국에 와서 협상한다고 막 알렸다.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매년 1000억 달러가 넘는 관세로 미국의 금고를 채우는 것에 매우 행복하다. 미국에는 훌륭하고, 중국에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미중은 이같은 '강대 강' 흐름 속에서도 이날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진행한다. 당초에는 이번 만남에서 무역협상이 타결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제는 무역전쟁의 확전을 더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미국의 관세 부과 시점이 현지시간 '10일 0시 1분'으로 이틀 째 협상을 시작하기 전이다. 첫날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세계 주요 2개국(G2)간 관세 공방이 다시 시작된다는 애기다.


미국은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340억달러,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같은 시기 동일한 규모와 관세율로 반격했다. 미국이 지난해 9월 다시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10%를 추가로 매기자 중국은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5~10%의 차등 관세를 매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율 인상을 예고하면서 아직 관세를 매기지 않은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 3250억달러 어치에 대해서도 조만간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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