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CJ헬로 인수 '알뜰폰' 복병…"'매각해야" vs "산업 경쟁력 강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9.05.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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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 '알뜰폰 사업' 두고 SKT·KT vs LGU+ 입장 갈려

LGU+, CJ헬로 인수 '알뜰폰' 복병…"'매각해야" vs "산업 경쟁력 강화"


LG유플러스 (9,910원 ▼20 -0.20%)CJ헬로 (3,215원 ▼50 -1.53%) 인수건에 대한 정부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CJ헬로 알뜰폰 사업부문(헬로모바일) 매각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되고 있다. 각계 의견 수렴과정에서 SK텔레콤 (51,800원 ▼200 -0.38%)KT (37,250원 ▼450 -1.19%)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인 반면,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그럴 순 없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8일까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인수 심사와 관련해 사업자들과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모았다. 기존 심사 일정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의견 수렴 과정에서 추가 자료가 필요할 경우 LG유플러스 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주식인수 심사 관련 서류를 지난 3월15일 정부에 제출했다. 관련법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최다액출자자 등 변경승인과 주식취득.소유 인가 심사를 60일 내에, 공익성 심사를 3개월 안에 처리한다. 공정위는 신고서 접수 후 최대 12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한다. 심사 과정에서 공정위가 보완서류 제출을 요구할 경우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SKT·KT "알뜰폰은 두고 가" vs LGU+ "알뜰폰 경쟁력 강화"=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더라도 알뜰폰 사업 '헬로모바일'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텔레콤은 2016년 CJ헬로(구 CJ헬로비전) 인수 과정에서 알뜰폰 사업 부문이 공정위 심사에서 문제가 됐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도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부문을 분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업계 3위 사업자인 자사가 CJ헬로 알뜰폰 사업까지 인수한다고 해도 경쟁 시장 독과점으로 볼 수 없고, 경쟁력을 잃고 있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헬로모바일을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동통신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알뜰폰 가입자를 확대하는 것은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CJ헬로를 인수했던 것과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는 논리다.

이어 "직영 매장에서의 알뜰폰 가입자 고객서비스 제공, 알뜰폰 가입자 멤버십 혜택, 편의점 유심 판매 등 알뜰폰 사업 부문에서 꾸준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며 "이동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선 알뜰폰이 살아야한다"고 했다.


헬로모바일의 가입자 수는 2017년 1분기 86만5000명에서 올해 1분기엔 약 77만3000명으로 줄었다. 알뜰폰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CJ헬로의 독자 경영보다 LG유플러스의 인수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의 알뜰폰 자회사 KT엠모바일의 가입자는 약 72만3000명, LG유플러스의 미디어로그는 40만1000명, SK텔링크는 77만6000명 정도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수는 올 1분기 기준 809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헬로모바일의 알뜰폰 가입자 가운데 90%는 KT망을 쓰고 있고 나머지 10% 정도는 SK텔레콤 망을 이용 중이다. LG유플러스망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이후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게 된다면 타사업자들이 망 이용대가로 받던 도매대금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

◇시민단체 "통신3사 방송시장 독과점 반대"= 참여연대와 전국언론노조 등 153개 시민단체는 전날 과기정통부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의견서를 전달하고 "IPTV(인터넷TV) 사업자이자 이동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는 것은 통신의 방송 장악"이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도 본격화되면서 통신3사가 방송시장을 독과점 해 방송의 다양성이 축소되고 시청자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인수 과정에서 현장노동자 고용보장과 지역일자리 확대가 보장돼야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뒤 케이블방송 가입자를 IPTV 가입자로 전환하면 현장 노동자들이 1차적인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그러면서 "과기정통부는 인수 심사와 시청자 의견접수에 앞서 유료방송의 지역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세부 심사 항목을 제시하고 인수 신청 기업들이 지역성 구현방안과 지역채널 운영계획을 제출하도록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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