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새주인 찾은 롯데손보, '제2의 오렌지라이프' 되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9.05.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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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인수 타진하던 JKL파트너스 품으로…오렌지라이프처럼 구조조정 후 재매각 전망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롯데손해보험이 출범 11년 만에 사모펀드(PEF)에 팔리게 되면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같이 재매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2013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던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에 되팔려 신한생명과 통합을 준비 중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를 선정하고 오는 13일까지 본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JKL파트너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호텔롯데, 일본 IOI손해보험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58.5%를 427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3일 종가 기준 롯데손보의 시가총액(365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 몸값으로 추정되던 1900억원대와 비교하면 두배 이상 높다.



롯데손보는 당초 금융지주를 비롯해 해외 금융사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크지 않아 매각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다수의 사모펀드가 본입찰에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JKL파트너스는 지난해에도 MG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다 철회하는 등 손해보험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사모펀드에게 넘어가면서 롯데손보는 앞으로 구조조정 등을 거친 후 재매각되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조8400억원에 오렌지라이프를 사 들여 지난해 9월 신한금융지주에 약 2조3000억원에 팔았다. MBK파트너스는 고용 유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오렌지라이프 임원과 부서장의 절반 가량을 쳐 냈다. 업계에선 대규모 희망퇴직 등을 거쳐 사실상 전체 인력의 약 30% 가량 구조조정된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손보의 임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1748명인데 업계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신규로 취득하기 어려운 자동차보험 라이센스가 있고 매물로 나와 있는 MG손보 등과 비교할 때 부실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만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대규모 자본을 쌓아야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대규모 구조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수익성 높은 구조로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3일까지 롯데그룹과 JKL파트너스의 계약이 완료되지 않으면 우선협상대상자의 우선적 배타협상권이 사라져 차순위협상대상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금융당국 대주주 심사까지 마무리되면 최종 매각은 7~8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그룹은 2008년 초 대한화재해상보험을 3500억원대에 인수해 롯데손보로 사명을 바꿨다. M&A(인수합병)를 통해 외형을 키우고 롯데그룹 계열사의 보험 물량을 가져다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손을 떼게 됐다. 롯데지주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상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어 오는 10월까지 롯데손보를 비롯해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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