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유럽 지역 주요 화주와 글로벌 선사를 처음 방문한 배 사장의 행보에 관해 묻자 한 해운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답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 국적 선사의 위상이 많이 약화된 결과"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지난 3월 27일 취임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최대 국적선사 수장을 맡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그간 그는 현장 경영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사업장으로 달려가 직원들과 만났다.
하지만 배 사장의 데뷔전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의 방문을 두고 "배 사장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느슨한 관계(loose relationship)이거나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배 사장의 첫 발걸음이 무거워 보이는 대목이다.
배 사장에 대해 해운업계에선 아직도 우려의 시선이 있다. 전 현대상선 임원 등을 대거 영입했지만, 해운업 경험 없는 그가 난제를 잘 헤쳐 나갈지에 대한 의문이다. 배 사장은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2년 뒤, 배 사장이 "무너진 한국 해운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