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맞붙으면 10%p차 승리"…오루크 누구?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0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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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오바마' 오루크, 청년층 중심으로 돌풍…바이든·샌더스도 가상 맞대결서 트럼프에 승리

미국 민주당의 베토 오루어크 전 하원의원이 2018년 총선 투표일인 11월6일 텍사스주 연방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의원에게 2.6%포인트 차로 진 직후 시장을 지냈던 앨 패소 캠프에서 패배 인정 연설을 하고 있다. 오루어크는 2019년 3월14일 2020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미국 민주당의 베토 오루어크 전 하원의원이 2018년 총선 투표일인 11월6일 텍사스주 연방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의원에게 2.6%포인트 차로 진 직후 시장을 지냈던 앨 패소 캠프에서 패배 인정 연설을 하고 있다. 오루어크는 2019년 3월14일 2020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2020년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의 주요 경선 주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1대1 가상대결에서 우세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인 오바마'로 불리는 민주당의 '다크호스' 베토 오루크 전 하원의원(텍사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무려 10%포인트나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이 공동으로 조사해 2일(현지시간) 발표한 1대1 가상대결 결과에 따르면 오루크 전 의원은 52%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대통령(42%)을 가볍게 따돌렸다. 응답자의 4%는 '의견이 없다'고 밝혔고, 2%는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올해 46세의 오루크는 대선 출마 선언 직후 하루만에 70억원에 가까운 대선 후원금을 끌어모으는 등 젊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도 뜨거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언론들은 오루크를 (나의 대선 상대로) 찍은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루크의 돌풍이 시작된 건 지난해 중간선거 때다. 당시 오루크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에서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 테드 크루즈와 예상 밖의 접전을 벌이며 주목 받았다. 결국 2.9%포인트 차이로 크루즈에게 패했지만, 이를 계기로 전국구 스타로 급부상했다.

유세 기간 중 8000만달러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모으며 역대 최고 후원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젊은 이미지와 호소력 있는 대중 연설 때문에 일각에선 2008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해 중남미 출신 히스패닉계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아일랜드계인 오루크는 텍사스주 앨패소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어머니와 지역 정치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 이름을 딴 그의 이름이 헷갈리지 않도록 가족들이 지어준 히스패닉식 '베토'라는 별명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1991년 뉴욕 컬럼비아대 영문학과에 입학한 뒤엔 용돈을 벌기 위해 맨해튼에서 수개월 동안 입주 보모로 일하기도 했다. 10대 시절부터 펑크 음악에 푹 빠진 그는 당초 대학 졸업 후 뉴욕에서 음악을 하고 싶어했지만, 결국 자신의 음악적 재능이 부족함을 깨닫고 1998년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후 인터넷서비스회사인 스탠튼스트릿테크놀로지를 세워 운영하다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한다. 2012년엔 텍사스주 하원의원에 출마, '뚜벅이' 유세를 벌인 끝에 공화당의 아성을 깨고 3선까지 성공한다.

한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상대결에서 각각 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지지율을 보면 바이든 51%-트럼프 45%, 샌더스 50%-트럼프 44%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출신의 여성 정치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과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으면 49% 대 45%로 4%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IT(정보기술) 대기업 해체를 주장하는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의 급진파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츠)은 지지율 47%로, 트럼프 대통령(48%)에 1%포인트 뒤졌다.

CNN와 SSRS의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5∼28일 유권자 1007명을 상대로 한 전화설문을 통해 이뤄졌고, 허용오차범위는 ±3.8%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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