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미국 경제성장률이 꺾인데다, 유로존 경기가 독일을 중심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에 기반해 강달러 환경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던 증권사들은 당황한 기색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움직여야 할 근거가 없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꺾이고 물가가 하락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었지만,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이 같은 기대가 차단됐다. 이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3원 오른 1168원에 출발했다.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인한 강달러 기조가 형성된 상황에서, 홍 부총리의 발언으로 원화 가치까지 내려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전일 대비 5.7원 오른 1171.4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종가도 117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돌파했다.
만약 미국이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한국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양국 채권금리 역전 폭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본이 국내 시장에서 유출될 수 있다. 자본이 이탈해 원화가 하락하고 달러 가치가 높아진다면, 이는 또다시 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아직 양호한 수준인 미국 경기와 달리, 한국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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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금리 차 확대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주식시장에도 큰 타격이 온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외국인의 매도→증시 하락이 반복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날 현물 시장에서는 주식을 샀지만, 선물시장에서는 투매에 나섰다. 지난해 '검은 10월'에도 한미 간 금리 차이가 1%포인트까지 벌어진 바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본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는 75bp 역전된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전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사례는 없다"며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적이지 못한 5월 FOMC 결과도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