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 '전기스쿠터'가 많은 이유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5.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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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교통체증 문제로 시도 적극 지원
버스전용차로, 신호 걸린 차 앞지르기 허용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 교체만 하면 돼 편리

스페인 마드리드는 공유 전기스쿠터를 교통혼잡과 대기오염을 해소할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사진=COUP Madrid 유튜브스페인 마드리드는 공유 전기스쿠터를 교통혼잡과 대기오염을 해소할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사진=COUP Madrid 유튜브


"마드리드는 세계적인 공유스쿠터의 도시."

모빌리티 컨설팅업체 모션태그의 엔리코 하우 분석가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에 배치된 전기스쿠터는 총 5000대가량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난 것이다. 그간 소음공해와 교통혼잡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마드리드가 그 해결책으로 공유 전기스쿠터를 꼽았기 때문이다. 마드리드 시는 적극적 정책 지원으로 전기스쿠터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하비에르 아센시오씨(27)는 출근할 때나 주말에도 언제나 공유 전기스쿠터를 이용한다. 그는 "스쿠터가 당연히 나의 첫 번째 선택"이라면서 "교통체증에 갇힐 일도 없고 주차도 쉬워서 어디에 갈 때는 무조건 스쿠터를 타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기스쿠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간편하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쿠터를 찾아 타면 된다. 목적지에 도착해 길 한켠에 아무 곳이나 주차를 하면 자동으로 청구서가 이메일로 전송된다. 1분에 25센트 정도로, 20분을 타면 5유로(약 6500원)를 내면 돼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다.



전기로 가지만 충전소가 별도로 필요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마드리드에서 전기스쿠터 공유서비스를 시작한 악시오나의 라몬 파니에로 신사업본부장은 "전기스쿠터를 충전소에 가져올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그냥 배터리를 꺼내서 어디에서든 충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회 완충 시 약 40~45km 주행이 가능하다.

마드리드 시는 전기스쿠터 이용 확산을 위해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마드리드는 심각한 교통체증과 디젤 차량운행, 바람 없는 건조한 기후 등으로 유해물질인 이산화질소 오염 수준이 유럽에서도 최악으로 손꼽힌다.

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스쿠터가 언제든지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신호 대기 중인 자동차를 앞지를 수 있게 허용했다. 시는 또 스쿠터 이용 가능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만큼 스쿠터 공유기업들의 경쟁도 거세다. 마드리드 내에서는 총 6개의 공유 전기스쿠터 업체가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마드리드에 진출한 공유 스쿠터업체 쿱은 올해 마드리드에서 지난해보다 60% 증가한 1300대의 전기스쿠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스쿠터가 자동차에 비할 수 없이 가볍고 크기도 작아서 전기 기술 접목에 훨씬 더 유리하다"며 "미래 운송수단 시장에서 전기스쿠터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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