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도전하라" 음식물처리기 강소기업의 자신감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9.05.07 04:55
글자크기

[중기열전]배성우 스마트카라 대표 "한번 구입하면 반할만큼 품질 자신"

배성우 스마트카라 대표이사./사진=지영호 기자배성우 스마트카라 대표이사./사진=지영호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SK매직, 웅진코웨이 같은 대기업도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뛰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음식물처리기 1위 기업 스마트카라의 배성우 대표는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에 소재한 스마트카라 환경연구소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공기청정기처럼 음식물처리기도 필수가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유위니아가 ‘딤채’로 김치냉장고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스마트카라가 음식물처리기 시장을 키우고 싶다”며 “대기업이 뛰어든다면 소비자가 음식물처리기의 가치를 인식하는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카라는 지난해 음식물처리기 약 5만5000대를 판매한 이 분야 1위 업체다. 2009년 법인 설립 이후 답보상태였던 회사를 2015년 모터 개발회사 에스피지 (28,250원 ▲100 +0.36%)가 인수했다. 이후 인수 당시 연매출 15억원이던 스마트카라는 3년 만에 매출 200억원의 회사가 됐다.



배 대표는 에스피지의 전신인 성신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스마트카라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1986년 입사 이후 말단 직원에서 대표이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커리어를 뒤로 하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모기업의 주력 상품인 모터분야 전문가답게 음식물처리기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깔렸다.

취임 후 둘러본 현장은 곳곳이 빈틈이었다. 개발은 주먹구구식이고 설계도면은 정리되지 않았다. 서비스 분야는 더 심각했다. 고객을 응대할 콜센터가 없었고 AS(고장수리) 조직은 엉망이었다. 2년간 직원 20%를 늘려 서비스분야에 집중투입했다. 배 대표는 “34년 B2B(기업간 거래) 기업에 있으면서 심각하게 느끼지 않았던 서비스업무가 이 회사에서는 중요한 일이었다”며 “체계를 갖추고 미비한 점을 고쳐나가면서 재정비하다 보니 운영의 방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0년 전을 기점으로 음식물처리기는 가전·렌탈업계의 블루칩으로 손꼽히던 시장이었다. 대형 렌탈기업이 브랜드를 내걸고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악취제거의 한계와 높은 가격·전기료 등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여기에 음식물을 분쇄해 생활하수로 흘려보내는 불법 주방용 오물분쇄기가 혼재되면서 비난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긴 음식물처리기업체 상당수가 폐업 수순을 밟았다.

배 대표는 이런 과정이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음식물처리기 제조사로는 드물게 연구실을 두고 악취와 소음문제를 해결한 것은 물론 전기소모도 적은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자신감에서다. 3중필터로 악취를 잡고 모회사의 모터기술을 통해 분쇄건조기술을 혁신하면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판단이다.

미세먼지 확산으로 높아진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 시장 확산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1만4000여톤으로 연간 처리비용만 8000억원이 든다. 식량자원 가치로 따지면 연간 2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평가다.


배 대표는 “한번 신뢰를 잃은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물건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망해야 한다”며 “우리 제품을 한번 구입하면 반할 만큼 품질에 자신 있다. 제품을 알리는데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카라는 이달부터 배우 이서진을 앞세워 대대적인 TV·온라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배성우 스마트카라 대표이사./사진=지영호 기자배성우 스마트카라 대표이사./사진=지영호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