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고 날아오른 美증시…"공포는 설 자리가 없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4.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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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美 3%대 '깜짝성장'·뉴욕증시 사상최고치 연속 경신…그러나 경기 사이클상 경기둔화는 불가피

천장 뚫고 날아오른 美증시…"공포는 설 자리가 없다"


"경제성장이 멈출 줄 모른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과 겨울철 이상한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장률이 나왔다. 공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MUFG 크리스 룹키 수석이코노미스트)

장단기 금리역전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터져나온 게 불과 한달 전이다. 그 사이 뉴욕증시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맞았다. 사상최고 기록이 연달아 깨지고, 미국 경제는 3% 이상의 '깜짝성장'을 기록했다. 더 이상 '공포'를 입에 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지난해말 금리인상에 따른 효과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경기 사이클상 경기둔화는 피할 수 없다. IT(정보기술) 경기를 떠받치는 데이터센터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위험관리가 필요한 때다.

지난주(22∼26일) 뉴욕증시에서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2차례나 종가 기준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주일 동안 S&P는 1.2%, 나스닥은 1.9% 뛰었다.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오히려 0.1% 내렸다.



'비둘기'(통화완화주의자)로 변신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떠받치고, 기대 이상의 기업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지난주 뉴욕증시의 피날레를 장식한 건 미국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었다.

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지난 1∼3월 미국의 GDP가 3.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분기 기준으론 2015년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전망치인 2.5%도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4%대로 정점을 찍은 뒤 3분기 3.4%, 4분기 2.2%로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미국의 이번 성장률 발표로 경기둔화 우려는 뒷전으로 밀렸다. 시장은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너스톤 캐피탈그룹의 마이클 게라티 전략가는 "주가의 하락 위험이 크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세에 올라탈 필요가 있다"며 "만약 주가가 떨어진다면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고객들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험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반도체 등 기술주가 변수다. 지난주 반도체주 인텔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내려잡았다. 데이터센터 분야 매출이 7년만에 처음 줄어든 게 주된 이유였다. 중국시장 수요 감소도 근거로 제시됐다.

펜뮤추얼자산운용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텔의 실적은 기술주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기술주의 성장을 뒷받침해온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줄었다는 사실은 기술주 전체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트레이드파이낸셜콥의 마이크 로이벤가르트 부장은 "경제성장률과 기업 실적을 보면 무척 좋아보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경기 사이클의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잊어선 안 된다"며 "아직은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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