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 달러, 악재만은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4.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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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외국인 자금 유출없는 환율 급등 '일시적'…원화 약세 수혜株 "투자 유망"

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김현정디자이너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쇼크가 강달러 상황을 낳으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원화 약세, 달러 강세 상황이 경기에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강달러 국면이 수출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장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2~0.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을 고려하면 '쇼크' 수준이다.



성장률 쇼크는 환율 급등으로 이어졌다. GDP 발표 당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6원 상승한 1160.5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6일에도 0.5원 상승해 1161.0원을 기록했다. 2017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에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졌고 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했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우려했던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25일 하루에만 전체 시장에서 500억원 가량 순매도했고, 26일에는 오히려 250억원 규모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자본 유출이 수반되지 않은 원화 약세를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강달러 상황이 지속되기는 무리인만큼, 단기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출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회복국면에서는 미국 외 지역의 모멘텀이 강하기 때문에 달러가 미국 밖으로 유출돼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3월 들어 유로존 경기도 바닥을 찍고 개선될 조짐인만큼 유로화가 강세를 띄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약세 역시 외국인들의 배당금 송금, 고유가에 따른 일시적 수급 요인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등은 부담스럽지만, 신흥국 통화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가운데 원화의 고평가 상황이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며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만 상대적 약세를 보인다면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형성되면서 수출 및 기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주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5월 발표 예정인 미국 주요 경제지표들이 양호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수출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전략도 유효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발표될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중국 4월 제조업 PMI, 한국 4월 수출 및 3월 광공업 생산 등이 양호할 전망이고 FOMC 이후 달러강세도 진정될 것"이라며 "이 경우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주가 부각되면서 IT하드웨어, 수출하는 내수주 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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