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물로만 수소 만든다…‘저비용·고효율·친환경’ 광촉매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4.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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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현택환 단장 주도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광촉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모습사진=IBS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광촉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모습사진=IBS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를 물에서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 남기태 미래소재디스커버리 d-오비탈 제어소재 연구단 단장(서울대 교수) 연구팀, 김형준 카이스트(KAIST) 교수팀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햇빛을 받으면 물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새로운 광촉매(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수소 생산 효율성을 높인 데다 원료가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라서 앞으로 수소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기술로 꼽힌다.

광촉매는 빛을 받아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이다. 새로운 광촉매는 구리를 원자 단위로 분리한 뒤 이산화티타늄(TiO2) 니노입자 위에 모래처럼 흩뿌리는 방식으로 개발했다.



이 촉매를 물에 넣어 빛을 가하면 작은 기포가 일어난다. 수소가 분리돼 나오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광촉매는 기존 촉매(순수 이산화티타늄)보다 빛 에너지의 40% 이상을 수소 전환에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광촉매 1g은 시간당 약 30mg의 수소를 생산한다. 순수 이산화티타늄 촉매만 사용했을 때보다 생산성이 33배 높아졌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기존 광촉매는 희귀하고 값비싼 백금을 원재료로 썼다면 새로운 광촉매는 저렴한 구리를 사용해 경제적이다.

아울러 기존 촉매는 독성을 가진데다 물에 녹으면 분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새로운 광촉매는 고체 상태이므로 바로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저비용·고효율·친환경의 특징을 지닌 새 촉매를 만들 수 있었던 건 '균일촉매'와 '불균일촉매'의 장점만을 취합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현재 많이 사용되는 균일촉매는 효율이 높지만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 친화적이지 않고, 불균일촉매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저렴하지만,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균일촉매와 불균일촉매의 장점을 결합시켜 새로운 광촉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택환 단장은 “수소차가 실제 운행을 위해 약 5kg 정도의 수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촉매의 효율성을 높이는 후속 R&D(연구·개발)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광촉매로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값싸게 제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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