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주는데…선생님만 늘어난다?

머니투데이 세종=문영재 기자 2019.04.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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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사 1인당 학생수 OECD 평균보다 많아…2030년 학령 인구급감으로 교사 3만 5000명 넘칠 듯

학생수 주는데…선생님만 늘어난다?


통계청 인구 추계를 기반으로 한 2030년 초등학생 수는 지난해 271만명보다 36.6% 줄어든 172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초등학생 규모가 12년간 약 100만명이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의 교사 수급 계획에 따르면 이런 인구 감소로 203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교사 1인당 학생수를 감안할 때 3만 5000명 이상의 교사가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수의 감축이 불가피한 이유다.



교원 수급 계획에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을 담고 있는데 학령인구 수가 급감하면서 애초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10년 유치원 교원수 증가폭이 가장 커=지난 10년간 학생 수가 21% 가량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원수가 9.8% 가량 늘어난 것은 유치원과 특수학교 등의 교원수 증가가 큰 몫을 했다.



유치원 학생수가 25.8%(13만 8637명) 늘어남에 따라 유치원 교사가 55%(1만 9477명) 늘었다. 또 기타(특수·각종학교) 학생이 4.3%(2032명) 늘어 해당학교 교원이 42.9%(3167명) 늘어난 영향도 컸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초중고의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사를 늘린 것은 여전히 교사 1인당 학생수가 OECD 평균보다 많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2%(76만 3010명), 중학생 33.5%(67만 2684명), 고등학생 21.7%(42만 7216명)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원수는 각각 초등학교 6.6%(1만1616명), 중학교 0.8%(831명), 고등학교 7.3%(9153명) 늘어난 이유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생 수가 준다고 교사 수를 무조건 따라 줄여선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베이비부머 교사들의 은퇴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여전히 교사 1인당 학생 수(15.2명)가 OECD 평균보다 많은 상태다.

각급 학교별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2016년 기준 OECD평균은 초등 15명, 중학교 12.7명, 고교 13명인데 반해 한국은 초등 16.5명, 중학교 14.7명, 고교 13.8명으로 여전히 높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교사 채용 규모 출소는 불가피=하지만 이런 격차도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2030년에 225만 8000명으로 예상했던 공립초 학생수가 23.8% 줄어든 172만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충격이다. 지난해보다 초등학생이 100만명 가량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신규 교원 수 축소는 불가피하고, 교대 정원 감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전국 교대 10곳의 정원은 모두 3583명으로 1곳당 평균 350여명이다. 정원이 줄어들면 독립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어 통합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교대와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를 통해 일정 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는 입학정원을 감축토록 하고 있으나 이 또한 한계가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대 정원 감축도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며 "2008년 제주교대를 제주대 사범대로 통폐합한 것처럼 교대와 사범대를 통폐합하고, 폐쇄적인 초등교사 임용자격을 개방하는 등의 방안도 고민해 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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