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신촌·미아·중동… 현대백화점 '격' 높인다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9.04.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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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00억원 규모 투자…출점 '빙하기' 점포별 퀄리티로 승부

압구정·신촌·미아·중동… 현대백화점 '격' 높인다


현대백화점이 오는 6월부터 서울 및 수도권 지역 4개 점포의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에 돌입한다. 4개 점포 리뉴얼을 일제히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백화점업계 신규 출점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상권 특성과 트렌드에 부합하는 '점포의 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6월부터 압구정본점, 신촌점, 미아점, 중동점 등 4개 점포의 리뉴얼 공사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점포별 공사비만도 총 500억원 가량, 면적은 총 6만2337㎡ 규모에 달한다. 리뉴얼을 통해 각 점포 주고객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격 높은 휴식 및 쇼핑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압구정본점은 지하 2층 패션·잡화 매장을 시작으로, 지하 1층(리빙)과 4층(남성·골프)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새단장한다. 지하 2층의 경우 브랜드별로 구획돼 있는 기존 백화점 공간 구성에서 탈피해 식물, 책, 잡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휴식과 상품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민다.

신촌점과 중동점은 영패션 전문관 '유플렉스'를 6~7월 리뉴얼할 계획이다. 백화점의 주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낭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표다. 신촌점 유플렉스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유명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MD(상품기획)가 어우러진 '밀레니얼 하우스'로, 중동점은 국내 최대의 스포츠 전문관을 갖춘 특화 매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오는 2021년까지 1차 상권 내에 1만 세대가 입주하는 미아점은 식품관과 식당가를 리뉴얼해 서울 동북부의 '맛집 성지'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학생·신혼부부 등 20~30대를 겨냥한 '미니 가든' 콘셉트의 레스토랑과 카페 공간도 꾸며 지역 내 랜드마크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8월 판교점 출점 이후 사실상 백화점 점포의 신규 출점이 중단된 상태다. 오는 2020년 백화점 여의도점 오픈에 앞서 신규 출점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고객에 변화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리뉴얼을 단행해 기존 점포들의 경쟁력도 다시 한 번 강화하고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5년여간의 대규모 리뉴얼을 마치고 지난 1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오픈 직후부터 지난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고객층으로 부상한 20~30대 매출 비중이 29.3%로, 리뉴얼전인 2014년(19.1%)보다 10%포인트 늘었다.


한편, 롯데백화점, 신세계 등 동종업계 또한 올해 신규 출점이 없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본점과 인천터미널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신규 출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 점포에 색다른 변화를 주기 위해 4개 점포 동시 리뉴얼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번 리뉴얼을 통해 각 점포의 격을 높이고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트렌디한 공간으로 백화점을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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