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를 新에너지 글로벌 메이저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9.04.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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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서산공장 방문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 글로벌 메이저 될 것"

지난 19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든 최태원 회장(가운데)이 김진영 배터리생산기술본부장(오른쪽)으로부터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은 윤예선 배터리 사업 대표/사진제공=SK이노베이션지난 19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든 최태원 회장(가운데)이 김진영 배터리생산기술본부장(오른쪽)으로부터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은 윤예선 배터리 사업 대표/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新) 에너지 산업에서 SK의 '글로벌 메이저' 도약을 선언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앞세워 전 세계적 환경 규제와 미국 셰일혁명에 따른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물결에 올라탄다는 각오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일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109,600원 ▲600 +0.55%)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현장 구성원들에게 "SK이노베이션 (109,600원 ▲600 +0.55%)이 배터리 사업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5시간 동안 서산에 머물며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대표 등 경영진으로부터 경영 현황을 보고 받은 최 회장은 "배터리 사업 구성원들이 희망이고,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 줘서 그 꿈(글로벌 메이저 도약)이 이뤄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배터리 사업은 환경적 관점의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는 사업으로 사회, 환경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성장의 폭이 큰 만큼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행복을 느끼며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서산 선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원유 정제에 기반한 정통 석유기업 SK는 그 동안 화학과 LNG 사업을 추진해 이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를 통해 '탈(脫) 석유'의 정점을 찍었다.

'딥체인지'(근원적 변화) 전략으로 신성장동력을 탐색한 최 회장은 친환경 전기차의 심장, 배터리에 주목했고 이제 그 결실이 눈 앞인 가운데 '신(新) 에너지 글로벌 메이저 도약'이라는 선언이 나온 셈이다.

그룹의 에너지 사업 중간 지주사 격인 SK이노베이션은 그 동안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전기차 핵심 거점에 투자를 단행했다. 가장 최근 공장 건설이 진행된 미국이 본격 생산에 돌입하는 2022년이면 총 6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배터리 메이저로 도약하게 된다.


한국을 비롯, 미국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는 곧 '포스트 반도체'로 올라설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빨아들인다.

블룸버그뉴스 파이낸스 에너지(BNEF) 등에 따르면 전기차 수요 확대에 발맞춰 2017년 330억달러(약 37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는 연평균 25% 성장해 2025년 1600억달러(약 182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82조원 시장이 SK 배터리의 텃밭인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 벤츠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자동차 기업들은 SK 배터리의 든든한 우군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이 미국과 중국, 유럽 완성차 업체와 계약을 통해 이미 확보해둔 누적 배터리 수주잔고는 전기차 약 1500만대에 해당하는 430GWh다.

서산은 이 같은 SK 배터리 도약의 산실이다. 2012년 준공 후 혁신을 거듭한 서산공장의 생산시스템은 각 글로벌 거점에 이식됐다. 공장은 스스로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각 공정은 제품 결함을 자동으로 점검한다. 이른바 '스마트 팩토리'를 기반으로 한 SK식(式) 생산혁신이다.

현재 서산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km에 달하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다. 세계 최초로 양극재의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을 8:1:1(NCM811)인 배터리를 개발해 첫 상용화에 성공했다. 2022년 무렵이면 지금보다 에너지 밀도가 25% 높은 배터리가 생산된다.

최 회장은 서산 공장 건설이 막바지이던 2011년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SK배터리 팀은 계속 달립니다. 나도 같이 달리겠습니다"라는 글을 직접 남기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 회장이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배터리 사업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준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이 기술력 확보와 수주액 등에서 큰 성장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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