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5G 아이폰' 살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4.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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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5G칩 공급 위해 퀄컴과 합의 서두른 듯
인텔 '개발 포기'·삼성 '공급 거절'로 대안 없어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애플과 퀄컴이 최대 27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초대형 특허 분쟁을 전격 합의로 끝냈다. 인텔이 스마트폰용 5G(5세대 이동통신) 칩 개발 포기를 선언하면서 퀄컴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합의 덕에 소비자들은 내년에 차질없이 5G 아이폰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더버지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퀄컴에 일정 금액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2년 연장 옵션이 붙은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양측이 법정에서 공개변론을 시작하자마자 하루 만에 깜짝 합의를 맺자 그 배경에 의구심이 일었다. 하지만 양사 합의 발표 직후 인텔이 스마트폰용 5G 모뎁침 개발 포기를 발표하면서 이번 합의는 애플이 5G 아이폰 출시를 위해 '항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앞서 애플은 삼성전자에 5G 칩 구매를 타진했지만 삼성전자가 공급량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애플은 2년 전부터 퀄컴과 특허분쟁에 휘말리면서 인텔 모뎀칩을 대신 탑재해왔다. 현재 시장에서 5G 칩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퀄컴과 삼성전자, 화웨이 정도로 선택지가 많지 않다. 애플이 퀄컴과 특허 분쟁까지 이어가면 사실상 시장에서 현재 5G칩을 공급받을 곳은 중국 화웨이밖에 안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화웨이도 미국과 무역분쟁 등으로 집중 타깃이 될 수 있어 공급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인텔의 밥 스완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성명에서 "스마트폰용 5G칩은 수익성 측명에서 불분명했기 때문에 개발을 포기한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5G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컴퓨터와 가정용 기기용 5G칩 개발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터지(Creative Strategies)의 팀 바자린은 "이번 합의로 빠르면 올해부터 아이폰에 퀄컴 5G칩을 탑재할 수 있지만, 애플이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내년 5G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예정대로 5G 아이폰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애플은 여전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도 애플이 퀄컴과 합의를 마치면서 최신 스마트폰 기술에서 뒤처지지 않게 됐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은 5G 아이폰 출시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어 좋고, 퀄컴은 애플에 5G칩을 공급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 더 좋다"고 했다. 향후 5G 시장이 본격화하면 양사의 협력관계가 더 끈끈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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