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오드화나트룸을 설계한 새로운 실험 장치 코사인 검출기/자료=IBS
코사인 실험 검출기의 모습. 검출기 모듈은 그림 a)처럼 가로 200cm, 세로 300cm, 높이 200cm 의 납 차폐체 안쪽에 구리 박스안에 위치한다. 이 차폐체의 벽면은 플라스틱 섬광체 패널(파란색), 납 벽돌(회색) 및 구리박스(황갈색)으로 이뤄진 여러 겹의 차폐체로 구성된다. 윔프의 신호가 아닌 외부 방사선이나 우주선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막기 위해서다. 코사인-100 공동연구협력단은 차폐체 내부에 사방으로 약 40cm 두께의 액체섬광체(b)로 검출기를 한 번 더 감싸 안정적인 검출 환경을 구축했다. 검출기에는 캡슐화된 요오드화나트륨 결정 8개가 사용된다(c)/사진=IBS
일본 기후현의 카미오카 광산에 위치한 도쿄대학의 우주선연구소(ICRR)는 지하 1000m에 설치된 중성미자 검출 실험연구소로 1966년부터 관측을 시작했다. 일본 연구진은 1968년 이곳에서 중성미자 진동에 관한 최초의 실험적 증거를 제시해 중성미자에 미세하지만 질량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곳에 1983년 지어진 카미오칸데 검출기는 약 3000톤의 정제된 물을 사용한다. 이 검출기로 1987년 초신성으로부터 온 중성미자 첫 관측에 성공했다.
한덕철광 광산 내 조성될 IBS 지하실험 연구단의 우주입자연구시설 조감도/사진=IBS
◇양양보다 400m 더 깊게…정선 ARF 첫삽=우리나라는 지하실험시설의 역사가 짧은 데다 강원도 양양 실험실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교적 얕은 지하실험실이어서 배경 잡음을 극미량으로 낮추기는 불가능한 환경이다. IBS가 강원도 정선 소재 탄광 지하 1100m에 새로운 우주입자실험시설(ARF)를 만드는 이유다. IBS는 지난 12일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한덕철광산업 제2수갱 광장에서 정선 우주입자실험시설(ARF) 1단계 터널 공사 착공식을 진행했다.
기존 양양 실험실보다 400m 더 깊은 곳에서, 면적은 양양 실험실 보다 10배 이상 넓은 2000㎡ 규모다. 완공되면 우주선을 효율적으로 차단하며 암흑물질 검출 민감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기존 연구시설보다 암흑물질 검출 성능이 최고 5배 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또 고체 검출기와 더불어 액체를 활용한 액체섬광계수기도 구축·운영하기로 했다. 지름 20m, 깊이 15m 크기의 액체섬광체 탱크와 그 주변에 빛 반응을 체크할 광센서 1만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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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현 IBS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암흑물질 검출을 위해 고체 검출기를 사용했다면, 앞으로는 액체 검출기도 함께 가동, 암흑물질 후보 입자를 찾는 데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단은 정선 ARF를 2020년까지 구축하고 2021년 초부터 중성미자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검출기가 크면 클수록 암흑물질을 검출하는 데 유리하다. 검출기를 크게 만들기 위해선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을 크게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IBS는 지름 40cm, 높이 40cm 정도 되는 결정 10개(1톤급)를 정선 ARF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두철 IBS 원장은 “고심도 지하에 구축하는 정선 ARF는 우주를 향한 또 다른 한 걸음”이라며 “하루 빨리 고심도 지하실험실에서 우주의 기원과 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가 수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