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0'의 어닝시즌…"오히려 '깜짝랠리'올 수도"

머니투데이 로스앤젤레스(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4.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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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12일 JP모건체이스 시작으로 본격 어닝시즌…"금리인하 논의조차 안 한 연준, 시장과 시각 차이"

기대감 '0'의 어닝시즌…"오히려 '깜짝랠리'올 수도"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형편없이 낮아져 있다. 만약 실적이 걱정했던 것보다 덜 나쁘다면 오히려 주식시장이 '깜짝랠리'를 펼칠 수도 있다." (US뱅크웰쓰매니지먼트 테리 샌드번 수석전략가)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곧 본격화될 1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시즌)에 대한 월가의 기대치는 바닥 수준이다. 좋게 보면 '어닝쇼크'(실적충격)의 위험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여기서 한발 나아간 이들도 있다. 눈높이가 크게 낮아진 데 착안해 반대로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기대하는 이들이다. 이런 '역발상 전략'이 통할지 여부가 조만간 가려진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11포인트(0.05%) 내린 2만6143.05에 장을 마쳤다. 애플이 0.8% 떨어지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6.89포인트(0.21%) 떨어진 7947.36을 기록했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0.11포인트(0.0%) 상승하는 데 그치며 전날과 거의 같은 2888.32에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거래량은 주식시장의 저점이었던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이후 최저였다. 본격적인 어닝시즌 돌입을 앞둔 불안감의 방증이다. 1분기 어닝시즌은 12일 JP모건체이스를 필두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융시장정보업체 '팩트세트'(FactSet)는 S&P 500 소속 기업들의 올 1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5분기만에 처음 맞는 기업 이익 감소로, 2016년 이후 약 3년래 최악의 감소율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우려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FRA리서치의 린지 벨 투자전략가는 "우린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성장률도 1분기에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고 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또 다시 50년래 최저치를 경신하며 고용시장의 호황을 재확인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6000건으로 전주 대비 8000건 감소했다. 이는 1969년 10월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로, 당시 미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지금보다 현저히 적었음을 고려할 때 의미가 작지 않다.

당초 전문가들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21만건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실제 고용시장이 시장의 기대보다 더 크게 개선됐다는 뜻이다. 이보다 한주 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총 20만2000건으로, 1969년 12월 이후 최저치였다.

샌드번 수석전략가는 "어닝시즌을 앞두고 시장이 관망세(wait-and-see mode)를 유지하며 다음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가 부진하지만,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비둘기(통화완화주의자)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점에서 오히려 시장에 안도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이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인하를 검토하긴 커녕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준과 시장의 시각 차이를 불안 요인으로 지목하는 전문가도 있다.

전날 공개된 지난달 19~2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 대부분은 연내 금리동결을 예상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경제성장률이 장기추세를 웃돌 경우 하반기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더세븐리포트의 톰 이싸예 창립자는 "연준에선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조차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시장과 연준 사이에 모순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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