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쿨 오브 락' 주인공 "잭 블랙? 생각 안하려 한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9.04.1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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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는 6월 8일 열리는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주인공 코너 존 글룰리, 안무 및 연출 패트릭 오닐

뮤지컬 '스쿨 오브 락'에서 주인공 듀이 역을 맡은 코너 존 글룰리. /사진제공=에스앤코<br>
뮤지컬 '스쿨 오브 락'에서 주인공 듀이 역을 맡은 코너 존 글룰리. /사진제공=에스앤코


영화 '스쿨 오브 락'의 성공은 듀이 역의 잭 블랙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이 흥행을 다른 장르에서 구현하려면 관건은 역시 잭 블랙의 ‘재연’이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영화를 보고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7년간의 협상 끝에 뮤지컬 권리를 얻은 뒤 관심은 자연스레 ‘잭 블랙’에 집중됐다.

26세의 코너 존 글룰리가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나타났을 때, 약간의 의심은 거대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마치 뼛속까지 잭 블랙, 아니 록의 속성을 베어 문 듯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 호주 록그룹 AC/DC의 앵거스 영처럼 반바지 차림으로 참석해 ‘격식’을 파괴했고, 뮤지컬 넘버를 즉석에서 부를 땐 영화처럼 악동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잭 블랙이 영화가 끝난 뒤 ’터네이셔스 D’라는 그룹을 결성할 정도로 록을 사랑했다‘는 질문을 던지자, 글룰리는 “맞다(exactly). 나 그 음반 모두 갖고 있다”고 으스댔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스틸 장면. /사진제공=에스앤코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스틸 장면. /사진제공=에스앤코
‘스쿨 오블 락’은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2016년 웨스트 엔드로 이어지며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인기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이번 국내 무대는 초연으로 오는 6월 8일 서울 샤롯데씨어터를 시작으로 9월 부산과 대구 공연으로 이어진다.

‘스쿨 오브 락’은 밴드에서 쫓겨난 듀이 핀이 신분을 속이고 명문 사립학교 교사로 친구 대신 위장 취업해 학생들에게 록을 가르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의 90% 스토리는 무대로 그대로 가져 가지만 듀이와 교장 선생님과의 사랑, 부모와 학생들의 가족 이야기를 추가했고, 모든 노래를 즉석 라이브로 한다는 점에서 현장감을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협력 안무 및 연출을 맡은 패트릭 오닐은 “록이란 일상적으로 느끼는 것과 달리, 우리를 더 큰 존재로 만들어주는 장르가 될 수 있다”며 “관객을 무대를 보고 자리를 뜰 때, 믹 재거(그룹 ‘롤링스톤스’ 보컬)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웃었다.
"록을 모르는 관객도 보고나면 믹 재거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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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안무 및 연출을 맡은 패트릭 오닐. /사진제공=에스앤코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안무 및 연출을 맡은 패트릭 오닐. /사진제공=에스앤코
록이 하향세를 걷는 세계적 추세에 록을 꺼내 든 역설적 배경에 대해 오닐은 “기성세대에겐 잃어버린 록에 대한 추억을 그리고, 어린 친구들에겐 록을 소개하는 입장”이라며 “미디어에서 소개되지 않지만, 개인 대 개인으로 전해주는 록은 절대 죽지 않는 음악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잭 블랙에 대한 강한 잔상을 글룰리는 극복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글룰리는 “연기하면서 잭 블랙을 전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잭 블랙을 좋아했는데, 내 안에 어느 순간 ‘그분’이 머물고 있다”며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이미지가 여기저기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록의 저항성과 배우로서의 길은 서로 닮았어요.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리스크가 큰 직업이라 만류하기도 했는데, 음악은 언제나 연료 같은 역할을 해줬거든요. 안정적인 직업으로부터의 저항성을 늘 음악에서 찾았으니까요. 어차피 한 번밖에 못 사는 인생, 즐기면서 살고 음악이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글룰리)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스틸 장면. /사진제공=에스앤코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스틸 장면. /사진제공=에스앤코
듀이 역의 존재감이 크지만 뮤지컬은 스쿨밴드의 힘에 집중한다. 이 뮤지컬에 참여한 어린 배우들도 영화 속 아이들처럼 ‘협력’과 ‘공존’의 미학을 통해 한몸이 됐다. 오닐은 “아이들 섭외에서 재능은 제각각이었지만, 서로 자유롭게 놀게 놔두면 배우고 깨닫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아이들의 합이 빛나는 무대가 온전히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무대에선 영화에 사용된 3곡에 웨버가 작곡한 14곡이 추가됐는데, 록뿐 아니라 클래식과 팝, 오페라까지 담아 록에 문외한인 이들도 즐길 ‘모두의 뮤지컬’로 범위를 확장했다.

글룰리는 “관객들이 눈물을 흘릴 때까지 웃겨드리겠다”고 약속했고, 오닐은 “세계 최고 배우 중 한 명인 글룰리 연기와 함께, 가족을 연결하는 실 같은 웨버의 음악도 만끽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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