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일 국제마라톤대회 성황…외국인 참가 2배 늘었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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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웜비어 사망 후 참가자 급감…북미 관계 개선되면 올해 다시 증가

북한 유일의 국제마라톤대회인 '만경대상국제마라톤(평양마라톤)' 대회가 지난 7일 평양에서 열렸다.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기념하는 행사로 북한 주민은 물론 외국인 참가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올해 30회를 맞은 평양마라톤에 외국인도 950명가량 참가했으며 이는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라고 했다. 매년 4월 초 열리는 평양마라톤은 외국인이 평양 시내를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유일한 행사로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호주인 재스민 배럿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이 세번째 평양마라톤 참가"라면서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기 위해 계속 (평양마라톤 대회에) 온다"고 했다. 올해 평양마라톤 10㎞ 구간에 참가한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도 자신의 트위터로 현장 사진을 소개하며 "경기장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전했다.

지난해 평양마라톤에 참가한 외국인 참가자가 크게 줄었던 것은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말 여행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웜비어는 자신이 묶던 호텔에 붙여진 정치선전물을 훔치려한 혐의로 체포돼 1년 5개월가량 억류됐다. 이후 혼수상태에 빠져 미국으로 보내졌지만 며칠 후 사망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했다. 올해 평양마라톤에서도 미국인 참가자는 없었다. 북한 전문여행사 고려투어의 사이먼 카커럴 대표는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고지한다"면서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가이드 없이 돌아다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에 이어 올해 2월 말 연달아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북한을 찾는 외국인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매체 르피가로는 "평양마라톤은 북한에서 서양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행사 중 하나"라며 "2017년 1000명에 육박하던 외국인 참가자가 지난해 429명으로 줄었으나, 올해 다시 증가했다"고 전했다. 르피가로는 이어 "현재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중국인이지만, 한때는 서양 관광객도 매년 5000명 정도였다"고 했다.

지난 7일 평양에서 열린 만경대상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외국인들 뒤로 류경호텔이 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지난 7일 평양에서 열린 만경대상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외국인들 뒤로 류경호텔이 보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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