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유럽 경제가 비슷해진다. 실망스런 모습으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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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신흥 시장 '침체 동기화'…무역전쟁·브렉시트 등 때문
세계경제 성장 동력 잃어…美中 무역 합의해도 상처 남아

美·中·유럽 경제가 비슷해진다. 실망스런 모습으로…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동시에 성장 동력을 잃고 있으며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세계 경제 회복 추적 지수(TIGER)'를 근거로 "세계 경제가 '둔화의 동기화(synchronised slowdown)' 단계에 진입했으며 올해 안에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이 세계 경제에 남긴 상처가 생각보다 오래갈 것이란 것이다.



이른바 '타이거지수'로 불리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세계 경제 회복 추적 지수는 실물경제 활동과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 금융지표 등을 바탕으로 산정한다. 2016년 중반 이후 완만하게 상승하던 타이거 종합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8785로 한 달 전보다 18%가량 급락했다.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같은 기간 선진국지수는 31%로 하락했으며, 신흥시장지수는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FT는 이에 대해 "부분적으로 실물경제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이탈리아 경제가 침체에 빠졌고, 독일은 침체 직전이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 추진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시장 지표는 여전히 (신흥시장보다) 높지만, 정점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졌고, 중국의 고도성장기가 끝났다는 두려움에 빠진 신흥시장지수는 정상 수준보다 한참 아래"라고 지적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세계 경제가 지역과 경제 규모 등에 상관없이 동시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 미국 워싱턴 상공회의소 토론에서 "세계 경제가 성장 추진력을 잃었다"면서 "세계 경제의 약 70%가 둔화를 경험하고 있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이날 발표한 세계 무역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무역증가율이 작년(4.8%)의 절반에 불과한 2.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교수는 "경기 둔화가 아직 세계 경기침체(recession)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모든 부분이 모멘텀(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경기 둔화 흐름에서 벗어나 있지만, 이달 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쏟아진 재정 및 통화 부양책 때문"이라고 했다. 선거 이후 인도 경제도 꺾일 수 있다는 얘기다.

프라사드 교수는 또 "막대한 공공부채와 더불어 금리가 제로(0%) 혹은 마이너스(-)인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 부양 능력이 제한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통화정책은 심각한 재정위험이나 예측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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