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흔들' 상품수지 흑자 55개월 만에 '최소'(종합)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안재용 기자 2019.04.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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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9년 2월 국제수지 발표…"4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예단 어려워, 기조적 흐름이 중요"

'수출 흔들' 상품수지 흑자 55개월 만에 '최소'(종합)


반도체·석유류 등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2월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동월대비 3억달러 감소한 36억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5월 이후 82개월 연속 이어졌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 중 를 서비스수지를 제외한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



2월 상품수지 흑자는 54억8000만달러였다. 1년 전(55억7000만달러)에 비해 소폭 줄었다. 2월 상품수지 흑자는 014년 7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작은 규모였다.

수출은 401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8%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중국지역 수출 감소세가 확대된 결과다. 상품수지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2월 반도체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23.9% 하락했다.



수입은 346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1% 감소했다. 반도체제조장비 등 기계수입이 줄고 석유류 단가가 하락한 결과다.

한은은 이를 '불황형 흑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불황형 흑자는 수입이 수출 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상황을 말한다. 하지만 2월 수입은 수출이 줄면서,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중간재 등 수입이 연속 조정됐다기 보다는 원유 등 수입단가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도 2016년 시작된 최근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이 마무리된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입은 국제유가 영향이 커 유가의 향방에 따라 움직인다"며 "최근 상품수입은 떨어지다가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두바이유 가격(배럴당)은 지난 1월 59.09달러, 2월 64.59달러로 상승했다. 3월 마지막주에는 66.56달러로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통관기준)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8.2% 감소, 수입은 6.7% 감소를 나타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운송수지 개선으로 적자규모가 1년 전 26억1000만달러에서 17억2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배당·이자 등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외국인투자자 배당지급이 늘면서 1년 전 14억4000만달러에서 3억6000만달러 줄었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송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수지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수입 둔화에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 3년 만에 감소 전환=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34억3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6억1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0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는 2016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직접투자는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외에 상품거래에서 생기는 무역신용도 포함된다. 2월 상품수입이 줄면서 3~6개월 걸쳐 지급해야 할 외상매입보다 이전 수입분에 대한 상환금액이 더 많아지면서 순상환이 이뤄졌다. 외국인의 국내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증가규모가 줄기는 했지만, 외국인 투자가 크게 빠져나가면서 직접투자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주식과 채권 등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1억달러 늘었다. 외국인 국내투자도 29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연말 결산법인의 배당지급이 몰리는 오는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서 그런 우려가 나오지만, 최근 서비스수지가 개선되는 가운데 상품수지 등은 대외 여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문 부장은 "지난해 4월 경상흑자가 13억6000만달러로 평월에 비해 낮았지만, 연간 경상흑자를 월평균으로 하면 64억달러 수준이었다. 특정월만 너무 의미있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기조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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