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자의 서울별곡][영상]미세먼지 저감조치인데...매연 뿜는 경찰청 버스?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9.04.0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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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②회, 서울경찰청 "전기 공급 장치 이용 서울 지역 무시동 차량으로 대기...공회전 안하고 있어"

편집자주 꽃중년으로 불리고 싶은 40대의 서울 종로구 토박이. 2019년 3월 처음으로 적을 옮겨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 '독거중년' 생활 시작. 오랜 세월 서울에서 살았는데 서울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부끄럽다. 세상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한 기자생활인데 정작 살고 있는 곳을 제대로 돌아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서 살면서 느끼는 생각이나 문제, 소소한 일상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싶다. 형식의 구애는 집어치우고 내 멋대로 쓰겠다.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7일간 이어진 3월초, 서대문에서 사직터널로 향하는 길. 터널에 들어서는 순간 자욱한 연기에 바로 앞도 보이지 않았다. 속도를 급격히 줄였다. 다행히 뒷차가 없었다. 앞쪽에 무슨 화재? 조심히 터널을 빠져나왔다. 터널에 낀 연기는 이유는 바로 배기가스. 공공운행을 하는 경찰청 버스였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무색했다.

지난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가 있자 경찰청 버스 차량들이 시청 뒷편에 줄지어 서 있다. 버스들은 시동이 켜진 상태로 정차해 있었다. 경찰버스에 있는 부대원들이 대기하기 위해서다.

고생하는 전·의경들의 대기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시민들은 경찰청 버스의 공회전에 눈살을 찌푸린다. 특히 미세먼지가 극심한 요즘 경찰청의 버스가 배기가스를 뿜고 있다는 생각에 민감해진다.



한 시민은 "미세먼지 때문에도 괴로운데 경찰청 버스 여러대가 공회전하고 있으면 옆을 지날 때 머리가 아플 정도"라면서 "미세먼지 때문에 시민들은 차량도 못가지고 다니게 하면서 공용차량이 저렇게 공회전하고 있으면 저감조치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올해 사상 처음으로 7일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대기질 문제는 심각했다. 지난 1일부터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연일 이어지면서 서울시에서는 전체 무게가 2.5t 이상인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서울지역에서 운행을 금지했고, 서울시청과 구청, 산하기관과 투자 출연기관 등 공공기관 주차장 441곳은 전면 폐쇄하는 조치를 내렸다.



광화문광장에 정차중인 경찰청 버스. 서울시내 전의경 차량 버스들은 이 같은 전기분전함을 통해 무시동으로 냉난방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달렸다./사진=오세중 기자광화문광장에 정차중인 경찰청 버스. 서울시내 전의경 차량 버스들은 이 같은 전기분전함을 통해 무시동으로 냉난방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달렸다./사진=오세중 기자


경찰청 측은 많이 개선이 됐다고 밝혔다. 대규모 시위가 열릴 때는 부득이하지만 평소 공회전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전기 분전함(전기공급장치)에 연결해 시동을 켜지 않은 상태로 냉난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경찰청 입장에서는 공회전 비판이 많아 엄격히 공회전을 금지하고, 노후버스도 교체를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광화문광장 옆 미대사관에 상시 대기중인 경찰청 버스들은 전기 분전함을 통해 시동을 켜지 않은 상태로 냉난방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기동청 버스에는 무시동 냉난방 설치가 돼 있다"며 "공회전에 대한 비판 때문에 시동을 안 걸고도 전기공급장치를 통해 공회전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드시 정차나 철야 거점 부서는 분전함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전의경 버스등 경찰 버스는 저감장치를 달아야 하는 노후 버스가 한대도 없다"며 "2009년식 남은 6대도 본부에서 운전교육이나 외곽을 갈 때 잠시 교육용으로 사용할 뿐 일반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 분전함은 서울에 상시 대기하는 거점지역 37곳에 설치돼 있다. 장치 1대당 버스 3대가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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