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생체현미경으로 패혈증 폐손상 원인 찾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3.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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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패혈증 폐의 미세순환 저해 발견

초고속 레이저주사 3차원 생체현미경 시스템/사진=KAIST초고속 레이저주사 3차원 생체현미경 시스템/사진=KAIST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필한 교수, 박인원 박사(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이 3차원(D) 생체현미경 기술로 패혈증 폐에서 모세혈관과 혈액 내 순환 세포를 고해상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패혈증 폐의 모세혈관 내부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들이 서로 응집하며 혈액 미세순환의 저해를 유발하고, 나아가 피가 통하지 않는 사강을 형성함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패혈증 모델의 폐손상으로 이어지는 조직 저산소증 유발 원인이 며, 호중구 응집을 해소하면 미세순환이 개선돼 저산소증도 함께 호전됨을 증명했다.

폐는 호흡을 통해 생명 유지의 필수 작용인 산소와 이산화탄소 간 가스 교환을 하는 기관이다. 이는 적혈구들이 순환하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둘러싸인 폐포에서 이뤄진다.



폐포의 미세순환 관찰을 위해 연구자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호흡을 위해 항상 움직이는 폐 안의 모세혈관과 적혈구의 미세순환을 고해상도로 촬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초고속 레이저 스캐닝 공초점 현미경과 폐의 호흡 상태를 보존하면서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상 챔버를 새롭게 제작했다. 이를 통해 패혈증 동물모델의 폐에서 모세혈관 내부의 적혈구 순환 촬영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패혈증 모델의 폐에서 적혈구들이 순환하지 않는 공간인 사강이 증가하며 이곳에서 저산소증이 유발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혈액 내부의 호중구들이 모세혈관과 세동맥 내부에서 서로 응집하며 갇히는 현상으로 인해 발생함을 밝혔다. 갇힌 호중구들은 미세순환 저해, 활성산소의 다량 생산 등 패혈증 모델의 폐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폐혈관 내부의 응집한 호중구가 전신을 순환하는 호중구에 비해 세포 간 부착에 관여하는 Mac-1 수용체(CD11b/CD18)가 높게 발현함을 증명했다.



이어 Mac-1 저해제를 패혈증 모델에 사용하여 호중구 응집으로 저해된 미세순환을 개선하고 저산소증의 호전과 폐부종 감소를 증명했다.

연구팀이 독자 개발한 최첨단 고해상도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살아있는 폐 안 세포들의 실시간 영상촬영이 가능해 패혈증을 포함한 여러 폐 질환의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 연구팀의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아이빔테크놀로지(IVIM Technology, Inc)를 통해 상용화돼 올인원 생체현미경 모델 ‘IVM-CM’과 ‘IVM-C’로 출시됐다.



김 교수는 “패혈증으로 인한 급성 폐손상 모델에서 폐 미세순환의 저해가 호중구로 인하여 발생하며, 이를 제어하면 미세순환 개선을 통해 저산소증 및 폐부종을 해소할 수 있다”며 “패혈증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새롭게 밝혀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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