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겁없는 김의겸, 16억 '영끌 대출'…"1년새 10억 올랐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9.03.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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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 및 신용대출 최대 한도로 받아 '올인'...전문가들 "엄청난 투자 성공 사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8월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동작구 흑석동 건물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8월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동작구 흑석동 건물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후 재개발을 앞둔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일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6억원의 빚을 내 이 지역 25억7000만원 상당의 건물을 구입한 것이 알려져서다.

28일 오후에 방문한 김 대변인 소유 상가주택 인근 지역은 소식을 접하고 달려온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주민들은 “저 건물이 진짜 청와대 대변인이 산거 맞냐”며 되물었다. 지금까지 집주인이 김의겸 대변인인 줄 몰랐다는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해당 건물은 상가와 주택이 혼합된 2층 복합건물이다. 1층은 냉면집과 통닭집이 있고, 2층엔 예약제로 운영되는 호프집이 운영중이다. 해당 음식점들은 주변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건물 안쪽에는 작은 크기의 주택 4~5가구가 있다. 매달 400만원가량의 월세 수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은 “안쪽에 전 건물 주인이 살고 있었는데 지난해 팔고 지금은 전세로 살고 있다”고 귀띔했다.



건물 면적은 136.04㎡, 지분면적은 120.5㎡이다. 현재 시세는 김 대변인이 지난해 매입한 가격보다는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인근 흑석3구역 조합 관계자는 “개발 가치를 고려하면 최소 40억원은 넘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재개발 후 대형 평수 아파트 1채와 상가를 분양받을 예정이라고 했지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계약 조건이 34평(전용 84㎡)과 25평(전용 59㎡) 아파트 각각 1채, 상가 그리고 남는 지분 현금 청산일텐데 굳이 자산 가치가 줄어드는 대형 평형 1채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김 대변인이 아파트 2채를 분양받으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낮아지고, 결국 부채상환을 위해 작은 규모 아파트는 팔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흑석동 건물 앞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사진=유엄식 기자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흑석동 건물 앞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사진=유엄식 기자
이외에도 여러 분석과 추측이 나오지만, 김 대변이 이번 부동산투자로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은 거둘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확한 내용을 알기 위해 이 거래를 주선한 지역 중개업소 대표들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모두 손사례를 치며 거절했다.

한 주민은 "인근 중개업소 여러 곳이 연계돼 있어 쉽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공직자의 건물 매입에 대해 주민들 의견은 갈렸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한다는 50대 주민은 “무주택자가 본인이 살 집을 구매한 것인데 문제 될 게 있느냐”고 했지만, 다른 주민은 "투기하지 말라던 정부 관계자가 빚을 내재개발 지역에 건물을 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소득에 비해 대출액이 과도한 것 아니냐”며 ‘특혜 대출’ 의혹을 제기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돼 소득 및 자산 기준을 깐깐히 따지는데 청와대 고위 인사라서 은행이 적당히 넘어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주택대출 담당 직원은 “대출액을 봤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대치가 적용됐고, 여기에 신용대출도 최고 한도로 받은 것 같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문제인데, 이는 은행 기준을 초과해도 본부 심사로 한도를 올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더 필요하다”면서 당장 특혜 대출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김 대변인의 건물 매입이 투자로서 성공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형 인터넷 부동산카페 운영자인 필명 ‘붇옹산’은 이날 흑석동 시세 분석을 통해 “아파트 시세와 상가 분양가 등을 고려하면 36억6000만원~38억6000만원의 평가액이 추정된다”며 “엄청 투자를 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중개업자분이 컨설팅을 잘해주셨다”고 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도 “빈 건물이면 이자부담이 컸을텐데, 월세로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매물”이라며 “인근 아크로리버하임이 3.3㎡당 5000만원을 돌파한 상태여서 입주 시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구매한 건물 안쪽에 다세대 주택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구매한 건물 안쪽에 다세대 주택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주민들은 이번 논란이 가급적 빨리 가라앉길 바란다. 한 상인은 “어제부터 외부 사람들이 많이 와 주변이 혼잡하고 분위기도 뒤숭숭하다”며 “빨리 잠잠해져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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